[비즈니스 X파일]플랜A 주역, 그룹 미래전략 보인다

  • 등록 2015-01-01 오후 2:53:22

    수정 2015-01-01 오후 5:40:12

[이데일리 정태선 김자영 오희나 기자] 예상보다 더딘 경제 회복 속에서 국내 각 그룹은 일찍부터 올해 청사진을 준비해 왔다. 위기 속에 기회를 포착할 특공대를 조직하고, 어느 때보다 철저한 성과위주의 인사 전략으로 ‘플랜A’를 실행할 인물을 엄선했다.

회사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하는 자리에 어떤 인물이 앉게 되는지에 따라 회사의 명암이 갈린다. 이번에 단행한 각 그룹의 연말·연초 인사를 좀 더 들여다보면 각 그룹의 성장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갑오년(甲午年) 청말띠 해를 보내고 을미년(乙未年) 청양띠의 해. 평화와 정직을 상징하는 양처럼 조직을 선순환 구조로 만들고, 푸른 ‘청’의 기운을 받아 결단력과 굳은 의지로 도약을 이끌 주인공과 조직은 누가 될지 들여다본다.

지난 2013년 10월 ‘갤럭시 기어’를 발표하는 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전자 제공.
◇천재급 ‘젊은 피’ 수혈..발탁인사로 미래 대비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와병 중인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사업계획을 실행할 젊은 인재들을 파격적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회장
우람찬 LG전자 상무. LG전자 제공.
의 부재를 고려해 겉으로 드러내는 변화보다는 조용하지만, 전략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올해 핵심전략을 주도할 인물 중 하나로 주목받는 임원은 프라나브 미스트리(Pranav Mistry). 33세 MIT 미디어랩 출신으로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에 근무하다가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파격 인사의 대표사례로 꼽히는 프라나브는 갤럭시 기어 혁신모델 제안과 360도 3D 영상 촬영 카메라 등 신개념 혁신 UX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인도 출신의 그는 지난 2009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그는 2009년 11월 ‘TED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동작만으로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를 작동시키는 ‘식스센스 테크놀로지’를 선보였다. 식스센스는 4개의 손가락에 다른 색깔의 테이프를 붙이고 목걸이 형태의 카메라와 프로젝터를 달고 있는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다. 손가락이 일종의 커서 역할을 하면서 손바닥 위에 숫자패드를 만들어 전화를 걸거나 종이 한 장을 영화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등의 기술을 선보여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프라나브는 5개월여 만에 350달러를 들여 식스센스 테크놀로지를 만든 것을 알려졌다. 삼성은 그를 ‘천재급 인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상과학(SF) 영화 속 장면을 현실로 만든 그를 삼성의 미래 혁신을 이끌 싱크탱크로 지목한 셈이다.

LG전자는 올해 36세인 우람찬 MC상품기획담당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올해 승진한 임원 중 최연소다. 그는 LG전자(066570)의 스마트폰 사업을 기사회생시킨 전략 스마트폰 ‘G3’를 기획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카이스트 졸업생 가운데 최연소 박사학위를 받은 수재다.

현대자동차그룹 2015년 정기 임원인사 부사장 승진자. (왼쪽부터) 방창섭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 정락 현대·기아차 소형PM센터장, 정승균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 이계영 현대제철 기술연구소장. 현대차그룹 제공
엔지니어 출신 강세..기술로 승부

현대차(005380)는 이번 인사에서 파워 트레인 부문 강화를 위해 김해진 현대차 시험·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을 그룹 계열사인 현대파워텍 사장으로 임명했다.

현대파워텍은 자동차 엔진·변속기 전문가인 김 사장의 지휘를 통해 글로벌 일류 부품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지게 하겠다는 것. 김 사장은 현대파워텍 사장으로 이동해 정일수 현 대표(부사장)와 함께 그룹 내 핵심 부품 계열사의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현대파워텍을 재정비한다. 김 사장은 승용 디젤차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 현대차가 다양한 차종을 만들어내는 데에 크게 이바지했다.

김승탁 현대모비스 부품영업본부장(부사장)은 현대로템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해외영업 분야를 두루 거친 김 신임 사장의 글로벌 영업 역량을 활용해 현대로템의 실적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밖에 김재범 현대오트론 운영총괄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박봉진 현대하이스코 영업본부장 전무를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으며, 박정국 현대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산학협력 및 R&D 인재육성 총괄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 부사장에 임명됐다.

정철길(왼쪽부터)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정호 SK C&C 사장.(각사 제공)
특약처방으로 전열 정비

1월 31일이면 4년의 형기 중 절반인 2년을 옥중에서 보내게 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그가 없는 동안 SK하이닉스를 제외한 SK이노베이션(096770),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은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보다 악화됐다. 계열사별 대형 프로젝트는 최 회장이 미리 작업해 둔 걸 빼면 거의 없다.

최 회장에게 ‘가석방’이란 이름으로 ‘경제살리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임무를 줄지는 미지수이나 SK는 지난해 말 구조화된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이 중 SK이노베이션 사장과 SK에너지 사장을 겸직하는 정철길(60)사장과 장동현(51) SK텔레콤 사장, 박정호(51) SK C&C 사장은 가장 파격적인 발탁인사로 꼽힌다.

정 사장은 1979년 대한석유공사로 입사해 SK가 1980년 11월 유공을 인수하면서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 상무(2000년)을 거쳐 SK경영경제연구소 경영연구실 실장(2004년 3월), SK C&C 대표이사 사장(2011년) 등을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룹의 주력인 석유화학에서 ICT 분야까지 두루 거쳤다는 점이나 50대 초반인 다른 계열사 사장과 다른 연륜이 있다는 점에서 올해 이끌 대표주자로 꼽힌다.

정철길 사장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1998년~2000년 사이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장동현 사장 역시 유공에 입사해 구조본을 거쳐 2000년 SK텔레콤에 합류한 뒤 재무와 전략, 마케팅 부문에서 주요 요직을 거쳤다. SK플래닛 COO(사업운영 총괄)로 활동하는 등 그룹에서 몇 안 되는 인터넷 플랫폼 전문가다. 최 회장 비서실장 출신의 박정호 SK C&C 사장은 최 회장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임원이다. 한국이동통신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했을 때와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인수했을 때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황창규 회장 2년째를 맞이한 KT그룹의 실세는 부사장급 비서실장이다. KT의 직책은 회장 이후에 부회장, 사장은 없고 부사장들만 있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승진한 구현모 비서실장(부사장)은 황 회장 가까이서 재무, 전략, 홍보 등 3개팀을 총괄하게 된다. 과거 KT 비서실은 상무급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실무진 몇이 있었지만, 부사장급 비서실장이 전략을 담당하면서 위상이 강해진 것이다. 전략·재무 등 그룹 핵심을 관리했던 과거 삼성의 구조조정본부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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