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경제팀, 97년10월과 02년10월의 차이

  • 등록 2002-10-18 오후 1:39:48

    수정 2002-10-18 오후 1:39:48

[edaily 손동영기자] 97년 10월중순 우리 경제엔 외환위기의 검은 그림자가 엄습하고있었다. 외환위기가 과연 어떤 것인지 실감하진 못했지만 뭔가 엄청난 일이 닥치고있다는 건 알았다. 2002년 10월중순, 사람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앞두고 대외요인의 불확실성을 걱정한다. 북한 핵 위협에 대한 염려도 새로 생겼다. 그러나 위기감을 느끼긴 어렵다.

경제팀도 마찬가지다. 97년말 경제팀과 지금의 경제팀은 처한 위치가 너무 다르다. 국난(國亂)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당시 경제팀에 비해 지금 경제팀은 웬만큼 일손을 놓아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위기에 있다.

◇97년 격랑속의 경제팀..선장마저 바꾸다
97년 10월 경제팀은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팀장으로 김인호 경제수석, 이경식 한국은행총재가 참여했다. 임기말 경제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한국은행법 등 관련입법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했다. 강 부총리팀은 당시 추진중이던 경제개혁조치들이 성공하면 외국 투자자들의 셀코리아(Sell Korea) 행진이 멈추고 위기는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 경제팀의 처지는 무척 다급했다.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사라졌고 한은은 보유외환을 시장에 쏟아부었다. 대외적으론 200억달러를 훨씬 웃돈다고 했던 외환보유액은 점차 바닥을 드러냈다. 11월을 넘기면서 외환시장 기능이 정지되자 환율변동폭이 아래위 2.5원에서 10원으로 확대됐고 곧 변동폭이 없는 자유변동환율제로 옮겨갔다. 물론 한은의 외환창고는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다.

11월20일을 넘기며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사실이 공개됐고 경제팀은 임창렬 부총리, 김영섭 경제수석 체제로 바뀌었다. 당시 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서류에 했던 임 부총리의 사인은 우리 정부가 IMF에 경제주권을 넘겨주었음을 의미했다.

당시 경제팀으로선, 그리고 경제관료들로선 단 하루도 마음편할 날 없는 격동의 시절이었다.

◇`정책변경 없다`는 현 경제팀
현 경제팀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다. 외환위기때와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현 경제팀이 감당하고있는 현안들 가운데 경제 전반의 변화를 몰고올 뜨거운 이슈는 많지않다.

경제이슈보다는 사회이슈가 오히려 많은 편. 주5일제나 기업연금제 도입은 경제문제인 동시에 사회문제다.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주제들이다.

더욱이 정부는 현재 정책기조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4.25%의 콜금리 목표수준이 유지되고있고, 4조1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는 상황은 분명 경기부양적이다. 미국-이라크 전쟁 가능성과 국제유가 불안 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은 경제팀의 발목을 잡고있다. 이는 거꾸로 보면 현 상황에서 경제팀이 새롭게 정책방향울 제시할 필요가 크지않다는 의미가 된다. 대외변수에 대한 모니터링을 충실히 하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분위기다.

재경부 김영주 차관보는 17일 한 방송에서 거시정책 운용과 관련, "지금 상황에서 거시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금리기조 역시 안정적인 성장과 물가안정 측면을 감안해 운영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상유지가 정책목표인 잔여임기 2개월의 경제팀에서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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