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일제강점기 대만에서 히로히토 일왕의 장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 육군 대장 척살에 나선 조명하(1905∼1928) 의사의 ‘타이중 의거’ 95주년 기념행사가 14일 대만 중부 타이중에서 열렸다.
| 조명하 의사.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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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하 의사는 지난 1928년 5월14일 일본 지배하에 있던 대만의 타이중 중심 도로에서 일왕 장인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 육군 대장을 향해 독이 묻은 단검을 던졌다. 구니노미야는 찰과상을 입고 목숨을 건진 듯했으나 8개월 뒤인 이듬해 1월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서 체포된 그는 같은해 10월 10일 타이베이 형무소 사형장에서 스물셋의 나이로 순국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봉규 주 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부대표와 황인규 실무관, 심향순 타이베이 한국학교 교장, 최세훈 대만 중국문화대학 교수와 이정민 교수, 홍유선 국립가오슝대학 박사 등이 참석했다.
최봉규 부대표는 “조명하 열사님 같은 훌륭한 열사님들께서 조국을 수호하셨고 반만년을 지켜와 오늘의 번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향순 교장은 “의미 있는 날에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이처럼 훌륭한 조명하 열사의 의거와 순국, 애국심 등이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타이중의 조명하 의사 의거지에 설치된 고시패(기념비) 앞에서 설명중인 서경덕 교수. (사진=서경덕 교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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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거일을 맞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조명하 의사를 알리기에 나섰다.
서 교수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은 조명하 의사 의거일”이라며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의사와 함께 ‘4대 의사’로 손꼽히지만 그간 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매우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어 “여행기술연구소 투리스타 및 팔로워 30여 명과 함께 대만 현지를 직접 방문해 조명하 의사 의거지, 순국지 등을 돌아보며 역사투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좋은 책과 영상 등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향후 대만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 있다면 타이베이와 타이중 내 조명하 의사의 흔적을 꼭 한번 따라가 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