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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는 자사의 브랜드 모델이 출연하는 드라마 대부분에 억대의 협찬과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주연배우를 선정할 때 ‘아모레 모델이냐, 아니냐’를 중요하게 따질 정도다”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주연배우에 따라 거액의 협찬금이 따라붙기 때문에 아모레 모델 배우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은 출연 계약을 맺을 때 배우 측에서 먼저 이러한 점을 역으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모레 모델’이라는 사실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SBS 드라마 ‘피노키오’가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 박신혜는 아모레의 화장품 브랜드 ‘마몽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마몽드는 이 드라마에 억대의 제작지원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모레의 5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하우스)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해외시장,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에 몇가지 공통점을 지니는데 그중 하나가 한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리코스’ 모델 고아라가 주연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에뛰드’ 모델 크리스탈이 비와 호흡을 맞춘 SBS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해피바스’ 모델 한지민이 현재 출연 중인 SBS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 등에도 같은 공식이 적용된다. 전지현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한율(현재는 헤라) 모델로 활동 중일 때에는 아모레가 제작지원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대박을 치며 아모레의 여러 제품이 드라마를 타고 국내외에 널리 소개되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드라마 제목이 브랜드명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협찬이 결정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초까지 tvN을 통해 방송된 ‘일리있는 사랑’에는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보디케어 브랜드 ‘일리(illi)’가 협찬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도 한류스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별에서 온 그대’, ‘피노키오’ 등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천송이 립스틱’으로 화제를 모은 아이오페 립스틱은 방송 직후 하루 판매량이 4배 가량 껑충 뛰었고, 전지현이 화장대에서 바른 한율 ‘진액스킨’은 ‘천송이 화장품’으로 불리며 매출이 방송 전보다 75%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과 인사동 일대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이 연이어 품절되는 일도 벌어졌다. 드라마 ‘피노키오’ 5회에서 박신혜가 MSC 방송국 홍보 영상을 찍기 전 메이크업을 받는 장면에서 노출된 마몽드 ‘크리미틴트 컬러밤 매트 팝 오렌지’는 방송 전월 대비 10배 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아모레는 최근 중국에서 K뷰티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화장품 업계 1위 회사이며, 최근 한국의 문화 한류는 드라마가 견인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상생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중국 사람들이 즐겨 보는 한국 드라마와 그들이 선호하는 한국의 화장품이 만나 더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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