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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 높이는 연준 인사들”
연준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21일자 ‘역사적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끝날 수 있는 이유’(Why the Era of Historically Low Interest Rates Could Be Over) 보도를 통해 “연준 인사들의 실질 중립금리 추정치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티미라오스는 연준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로 유명하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 혹은 침체가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는 물가 상승까지 감안한 금리다. 현재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 2.0%를 감안한 장기 실질 중립금리를 0.5%(명목 중립금리 2.5%)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미 0.5%보다 높아졌다는 인사들이 많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WSJ에 따르면 분기마다 장기 실질 중립금리를 추정하는 연준은 올해 6월에도 중간값을 0.5%로 산출했다. 하지만 6월 당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7명 중 7명이 0.5%를 상회한 수치를 제시했다. 1년 전 2명보다 확 늘어난 셈이다.
“금리 인하 시기 더 늦어질 수도”
그렇다면 중립금리는 왜 이렇게 급등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연준의 초강경 긴축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높은 성장세가 꼽힌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 전망치를 5.8%까지 상향 조정했다. 티미라오스는 “현재 성장세는 연준 기준금리인 5.25~5.50%가 그다지 제한적인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5.25%의 금리로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그것은 중립금리가 우리 생각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미국뿐만 아니다. 폴 보드리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는 지난 6월 한 연설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가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연준 통화정책에 미칠 여파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중립금리를 웃도는 수준으로 급격한 인상에 나섰는데, 만약 중립금리 자체가 올라갔다면 추가 긴축에 나서야 할 수 있어서다. 티미라오스는 “앞으로 몇 달간 중립금리 추정치는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중립금리가 오른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는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보도를 통해서는 엇갈린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정리하며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견고한 경제 속에 연준이 혼란에 빠졌다”고 했다.
중립금리 상향 이슈는 오는 24~26일 사흘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행사 주제를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Structural Shifts in the Global Economy)로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제롬 파월 의장이 25일 오전 연설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한다면 시장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