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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범죄단체조직,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사기,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에 대해 징역 42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을 위해 3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주빈은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에서 판매·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성착취물 제작·유포를 위해 박사방을 만든 점에 대해선 범죄집단 조직 혐의가 적용됐다. 박사방 가담자들이 범죄를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내부 규율을 만드는 등 단순한 음란물 공유 모임을 넘어선 범죄집단이라는 판단이었다.
1심은 조주빈이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해 공소 기각된 일부 협박 혐의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3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 가상화폐 등에 대한 몰수, 1억원가량을 추징하도록 했다. 이와 별도 진행된 범죄수익 은닉 혐의 재판에선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두 사건을 병합해 진행한 2심에서 일부 피해자들과 추가 합의가 돼 징역 42년으로 감형됐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를 일종의 오락거리와 같은 성문화로 만들어 영상물 배포로 가담자를 계속 끌어들임으로써 수많은 가해자를 양산하고 피해가 누적·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이미 배포된 성착취물이 앞으로 무한히 유포될 가능성이 있어 피해자들의 피해는 사실상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엄히 처벌하고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주빈 등 이들 일당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들 중 이군은 지난 7월 상고취하서를 제출하며 형이 확정됐다.
조주빈에 대한 이번 대법 판결은 n번방 사건 주범들 중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와치맨’ 전모씨에 이어 두번째다. 또 다른 주범 ‘갓갓’ 문형욱(24)과 박사방 2인자 ‘부따’ 강훈(20)은 2심에서 각각 징역 34년과 징역 15년을 받고 상고해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조주빈은 이번 재판과 별도로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 4월 추가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