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도움의 부피보단 진심을 더 중요시 여기는 일본 문화를 감안한 것으로, 일본 대표기업들이 1억~ 3억엔을 기부한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배려`도 담겨 있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재계는 앞으로도 물적 지원을 늘리기 보다는, 진심이 배어나는 복구 지원 활동 등으로 지원 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 삼성도 LG도 1억엔씩 기탁..`日 기업 자존심 건드려선 안돼`
특히 이 같은 모습은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때 요란하게 구호성금을 보내던 모습과 크게 비교 된다. 당시 삼성그룹은 3000만위안(당시 환율기준 약 45억원)의 대규모 성금을 기탁했으며, LG그룹도 1700만위안(당시 환율기준 약 26억원)을 전달했었다. 하지만 `구호성금 1억엔`은 과도한 도움을 거절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를 감안한 것이라는 게 재계 설명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성금 1억엔은 일본 기업의 문화와 일본인들의 성향 등을 감안해 결정한 금액"이라면서 "경제 대국에다 자존심이 강한 일본에 무턱대고 다가가 도와주겠다고 하는 것은 자칫 결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와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지진 피해 성금으로 1억~ 3억엔(42억원)을 낸 점도 고려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본의 피해 상황을 감안했을 때 1억엔이라는 돈이 소소해 보일 수 있겠지만, `돕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더 큰 돈을 낸다고 하면 일본 측에서 오히려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돈보다는 마음이 먼저`..위로와 격려로 다가가야 일본을 잘 아는 그룹 총수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성금 기탁에 앞서 위로 서신을 보내 깊은 애도를 표한 것도 돈보다는 `진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 문화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일본 거래선들에 아들인 이재용 사장 명의로 위로서한을 보냈으며, LG도 구본무 회장 명의로 일본 내 협력업체들에게 협력을 약속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지난 14일 전략적 제휴관계인 일본 철강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전달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과도한 도움은 거절하는 성품이 있으며, 물적 지원에 앞서 위로와 격려로 다가가야 한다"며 "지원의 부피가 아니라 '진심'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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