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요 수익원에 그치지 않고 기술력을 입증,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는 필수 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128940)이 지난 2015년 조단위 ‘빅딜’에 연달아 성공하면서 대형 계약 물꼬가 터진 이후, 지난해 기술수출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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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술수출한 후보물질들도 대부분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들이 현재 진행상황을 명확하게 밝힌 92건 중 79건(85.9%)이 기술수출 이후에도 현지 임상이 진행되거나 품목허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완제품을 수출을 제외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수출한 경우 중 임상 3상이나 허가단계에 진입해 이른 시간 내 상업화가 예상되는 기술수출 건수는 5건이었다. 특히 이중 유한양행(000100) 레이저티닙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서 기대가 큰 의약품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이후에도 순항할 수 있는 수출계약을 이뤄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혁신성과 시장성을 갖춘 후보물질 발굴을 첫손에 꼽았다. 환자 수가 많아 시장규모가 큰 약물, 기존 경쟁제품과 작용하는 방식이 차별화돼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인 약물,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는 약물, 제형을 변경해 투여 편의성을 높인 약물, 환자 수가 적어도 희귀병을 타깃으로 한 약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유한양행 레이저티닙은 3세대 표적항암제로, GC녹십자(006280)의 헌터라제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알테오젠(196170)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로 개발돼 기술수출 이후에도 순항하고 있는 사례다. 더불어 임상 진입을 통해 도출된 명확한 데이터, 총 계약금액의 5~10% 이상의 초기 계약금 비중, 정부 지원 등은 후보물질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핵심 요소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술수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며 향후 더욱 활발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술수출을 통해 쌓은 임상, 특허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이 자체 미국 시장 진출, 글로벌 마케팅까지 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