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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모은 게 아닙니다” 문제의 발언 살펴보니
이 당선인은 지난 5일 오후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천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을 방문했다. 전 총리이자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만큼 유가족 30여 명은 그와의 면담을 위해 체육관 한편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에 모여있었고 이후 조문을 위해 찾아온 이 당선인에게 대책 여부를 물었다. 이에 이 당선인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말씀을 잘 전달하고 이른 시일에 협의가 마무리되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한 유가족이 “오는 사람마다 매번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으나 이 당선인은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아님에도 자기가 뭔가를 하겠다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다시 답변했다. 이어 “안타까운 말씀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런데 저의 위치가 이렇다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머리만 있고 가슴 없어” “억울하겠으나 부적절”
정치권에서는 이 당선인의 발언이 필요이상으로 냉정했다고 꼬집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등골이 오싹하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6일 페이스북에 “이 전 총리(당선인)는 너무 맞는 말을 너무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했다”며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 전직 전남지사,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인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은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을 본다.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라며 “이낙연 전 총리께서 현직 총리 재직 시절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장에서 보인 눈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눈물을 참으며 읽은 기념사,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보인 눈물을 기억한다. 그 눈물들은 현직 총리로서 흘린 눈물이었나 보다. 눈물도 현직과 전직은 다른가 보다”라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전 총리이자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이 당선인의 정치적 위상을 언급하면서도 “분명히 억울할 것”이라고 두둔했다. 그는 “본인의 언급대로 의사결정의 위치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의 자격으로 왔을 뿐”이라면서 “유가족들도 조문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의 유가족들에게 대응한 처사는 적절치 못했다”이라며 “마치 국무총리 재직시 야당의원 대정부 질의에서 촌철살인의 논리적 답변으로 느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