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정보유출됐지만 '보이스피싱' 안 늘었다

금융당국, '카드런' 등 불안감 확산 우려
각사 홈페이지서 '카드재발급·일시정지·탈회' 선택 가능해질 듯
  • 등록 2014-01-21 오전 11:39:25

    수정 2014-01-21 오전 11:39:25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농협카드의 고객 정보 유출 시점을 기준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건수는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근거로 고객 정보의 추가유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기존 신용카드를 정지하거나 해지하는 이른바 ‘카드런 사태’가 벌어지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면 오히려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0월 NH농협카드의 고객정보가 약 2500만 건 유출됐을 당시 신고된 보이스피싱은 412건이었다. 이는 2011년 10월 810건에 비해 절반가량 축소된 규모다. 같은 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334건, 321건으로 크게 늘지 않았다.

이후 KB국민카드 고객정보가 5300만 건 가량 유출됐을 시점인 지난해 6월에도 390건만 신고되는 등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롯데카드 정보가 유출됐을 때(2013년 12월)에도 293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고객 정보가 금융회사에서 대출광고업자에게 1차 유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유출된 정보가 제3자에게 유포되지 않아 일반인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직접 피해를 입은 사례로 판명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드 비밀번호나 CVC번호가 유출되지 않아 카드 위변조를 통한 부정사용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각 카드사가 결제내역을 문자로 알려주는 SMS 서비스를 정보유출 회원을 대상으로 1년간 무료로 제공하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량의 정보가 추가 유출됐다면 당연히 보이스피싱이 늘었어야 하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며 “검찰의 발표대로 추가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카드 위변조로 인한 2차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당부했다. 그는 다만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면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이 이러한 심리를 악용하려는 사례가 늘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정보유출을 확인한 고객들이 은행창구 등으로 몰리면서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는 것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고객들이 카드를 해지하거나 재발급받기 위해 직접 은행창구를 방문하지 않아도 카드사 홈페이지 정보유출 조회 창에서 간편하게 △회원 탈퇴 △카드 일시정지 △카드재발급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카드 재발급이 몰릴 경우 재발급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현재 각 카드사가 하루에 카드를 재발급할 수 있는 규모는 KB국민카드 10만 매, 롯데 7만 매, NH농협 4만 매 수준이다.

카드 3사에 따르면 20일 오후 8시까지 카드 재발급을 신청한 고객은 NH농협카드 24만2000명, 롯데카드 4만3000명에 달한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자정까지 12만6000여명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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