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그간 편법과 불공정 행위 등으로 문제점이 노출된 우수제품제도가 대대적인 수술을 받게 된다. 직접생산 위반 및 성능미달, 담합 등 불공정 행위가 적발되면 지정취소 등 추가적인 행정제재가 신설되고, 특정 기업·제품의 과도한 수주 쏠림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도 마련했다. 조달청은 이 같은 내용의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규정 개정안을 확정,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 30년간 우수제품제도는 연간 4조원 이상 납품하는 등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기술 차별성 부족, 지속적인 기술개발 유인장치 미흡, 각종 편법·불공정 행위 적발 등 한계점이 노출됐다. 이에 조달청은 우수제품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지난해 12월 14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 공공조달 혁신방안을 확정했고,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규정(조달청 고시) 개정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주요 개편내용을 보면 △우수제품 지정심사의 기술변별력 강화 △기업의 지속적 기술개발과 성장 유도 △편법·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우수제품 시장의 경쟁성 강화 △국내 부품산업 활성화 지원과 규제 개선 등으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는 우수제품 지정심사의 기술변별력을 높여 차별화된 기술개발제품을 우선 지정한다. 우수제품 지정심사에서 기술점수를 일괄 10점 상향하는 한편 기술차별성 평가를 신설하고 우수성이 입증된 제품을 우대한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수준이 평준화됨에 따라 유사·개량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반복해 지정되는 경향을 막기 위해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을 평가하고, 국내·외 기술 우수성과 관련된 수상 실적이 있으면 가점을 주도록 했다. 우수제품 지정신청을 한 제품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기술 신뢰도를 평가해 추가 가점을 주는 신인도 평가에서도 산업융합적합성 품목, 탄소중립 기술개발, 녹색기술인증 등 기술 관련 항목은 신설하고, 기술과 무관하거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항목은 삭제했다.
특정 기업·제품의 장기간에 걸친 과도한 수주 쏠림현상을 완화해 시장경쟁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도 새롭게 만들었다. 특정 기업이나 특정한 종류의 물품에 대한 납품요구 등이 장기간,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에는 단가계약 중단, 종합쇼핑몰 납품요구 차단 등 경쟁성 확보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부품산업을 지원하고, 조달업체의 불편과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당초 우수제품에 사용하던 외국산 부품을 국산 부품으로 교체 시 즉각적인 계약변경을 허용하기로 했다. 우수제품 지정 후 실제 계약 체결까지 3~4개월 소요돼 사실상 지정기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우수제품 지정효과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계약체결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친 후에 지정기간이 개시될 수 있도록 지정기간 시작일을 지정일로부터 종전 최대 60일에서 120일로 유예기간을 확대한다. 우수제품 지정신청에 너무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호소를 감안해 제출서류를 23종에서 18종으로 감축하고, 재계약 때에는 변동된 서류만 제출토록 허용했다. 이종욱 조달청장은 “이번 우수제품제도 개편은 그동안 언론, 국회, 시장에서 제기돼 왔던 해 묵은 숙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새로운 우수제품제도가 시장에서 잘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