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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연구개발이 인하우스 중심에서 개방형으로 바뀐다는 의미죠. 카이스트(KAIST)와 연내 설립할 ‘AI·SW 기술 연구소’는 초거대 AI 같은 인공지능(AI)분야 원천 기술을 연구하게 됩니다” 구현모 KT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카이스트와의 협력에 대해 “대한민국 AI가 따라 하기 수준이 아니라 원천 역량을 갖기 위한 협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가 서울대와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 연구센터(SNU-NAVER Hyperscale AI Center)’를 만든 데 이어, KT가 KAIST와 연내 ‘AI·SW 기술 연구소’를 만들기로 해 관심이다.
두 연구소 모두 꿈의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는 3세대 언어예측 모델인 ‘GPT-3’ 같은 초거대 AI(Hyperscale AI)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기업은 대학에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고, 대신 대학은 기업에 교수와 대학원생 등 우수 인력을 보탠다. 초거대 AI를 개발하려면 인재, 데이터,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AI 원천기술 개발 KT…KAIST와 200명 상주인력 확보
KT(030200)가 인공지능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외부제휴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AI원팀’을 만들었고, 내부 AI 역량 강화를 위해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와 ‘AI로봇사업단’을 신설했다. 네이버 클로바 AI리더 출신인 배순민 소장을 AI2XL연구소 소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기존 연구소는 사업에 가까운 연구를 하고 AI원팀은 벤처 생태계를 위한 것이라면 KAIST와 만드는 연구소는 코어 엔진이나 새로운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원천기술”이라면서 “우리 직원들과 교수님과 대학원생들 200명이 상주하니 다른 곳보다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데이터 특성 차이…GPU 서버 팜은 비슷
네이버-서울대 연구소의 연구인력이 100명이라고 하니 인력만 보면 더 많다. 하지만, 국내 최대 한국어 데이터를 보유한 네이버와 비교하면 데이터양은 부족하진 않을까.
구 대표는 “네이버의 데이터가 주로 검색을 통해 들어온다면 우리는 기가지니 등 음성 데이터, 유동인구 데이터 등이 있어 성격이 다르다”면서 “서로 데이터의 질이 다르지 부족하진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KT가 보유한 대덕2연구센터에 마련된다. 200평 정도의 GPU 서버팜에 KAIST 학생들을 위한 창업 인프라 등을 합치면 두 개 층, 580평 정도 된다.
국내 최대 AI 관련 학과 있는 KAIST…구 대표, 이 총장 관심 커
KT와 KAIST의 ‘AI·SW 기술 연구소’에는 전산학과, AI대학원, 전기전자공학과 등 관련 학과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주로 참가할 전망이다.
원천 기술과 관련해서는 음성, 비전, 휴머니스틱 AI(인간중심 AI) 등 15개의 연구과제를 정했다. 이를 통해 사람과 유사한 대화와 추론, 음성·영상·센싱 등 복합 정보 기반의 정교한 상황 인지와 답변이 가능한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미디어, 헬스케어, 로봇 등 산업 AI 분야에도 초기 5개 과제를 선정했다.
지난 21일 열린 업무 협약식에 고동환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장이 참석하는 등 융합 연구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류석영 KAIST 전산학부장은 “AI연구소가 아니라 AI·SW 연구소가 된 것은 총장님 아이디어”라면서 “KAIST에서는 기계공학과, 산업디자인학과에서도 AI를 한다. 휴머니스틱AI를 전산학부와 인문사회융합과에서 논의중인데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공동 연구소 설립은 구현모 KT 대표와 이광형 KAIST 총장이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 양해각서(MOU)체결로 이어졌다. 구 대표는 “연구소 개소까지 6개월 정도 걸리겠지만 분기별 교류회를 하자”라고 했고, 이 총장은 “교수와 연구원이 방을 번갈아 가면서 섞여 연구해야 일이 된다”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양 수장의 관심이 집중된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