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석탄 채굴이나 나무 바닥 제조 등 전통적인 산업군에 종사하는 중국 기업들이 기존 사업을 버린 뒤 정보기술(IT)업종으로 변신하고 회사 이름까지 속속 바꾸고 있다.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IT 업종으로 갈아타 실적을 개선시키고 증시 랠리에 편승하겠다는 것으로 읽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1분기중 제조업체들의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7%나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이처럼 새롭게 변신한 IT 기업들의 약진으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15%나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만 봐도 무려 100곳에 가까운 기업들이 회사 이름을 바꾸고 IT 등으로 주력 업종을 전환했다. 올들어서도 이같은 기업이 40곳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중국 기업들의 변신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제조업이나 부동산 개발업종 등 기존에 잘 나가던 산업군들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반면 IT 업종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제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추락으로 인해 적자 행진을 펼쳤던 석탄업체 상하이에이스는 지난 2월초 온라인 게임업체로 전환하고 회사명을 상하이U9게임으로 바꿨다. 이같은 변신 직후 회사 주가는 석 달여만에 140%나 폭등했다. 그러나 상하이U9게임은 여전히 상당폭의 매출과 이익을 석탄 채굴사업에서 얻고 있다.
물론 이같은 겉모습 변화가 회사의 본질을 바꿔놓진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 업체였던 베이징 시앙게칭그룹은 클라우드라이브 테크놀러지그룹으로 이름을 바꿔 요즘 잘 나가는 클라우드 컴퓨팅업체로 변신했다. 그러나 이후 만기가 돌아온 4억200만위안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민간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채권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낸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