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일본 도쿄대 산하 연구기관 도쿄칼리지의 객원 교수로 임명됐다.
|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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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도쿄칼리지에 따르면 마윈의 연구 주제는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식량 생산’이다. 그는 관련 연구를 수행하면서 이와 관련된 조언을 제공하고, 기업가 정신과 혁신에 대한 강연에도 나설 예정이다. 그의 임용 기간은 이날부터 10월 31일까지다.
앞서 지난달 마윈은 홍콩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로도 초빙됐다. 마윈이 사업가로서 경력은 막을 내렸을 수 있으나, 은퇴 후 교사로 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과거 표현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마윈은 항저우사범대 출신으로 알리바바 창업 전 영어교사로 일했다.
자수성가의 상징으로 마윈은 중국 내 입지전적인 인물이었으나 지난 2020년 10월 공개 행사에서 중국 당국의 규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이른바 ‘설화 사건’으로 정부의 미운털이 박혔다. 직후 알리바바의 금융 부문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고 알리바바도 반독점, 개인정보보호 등을 명분으로 벌금 폭탄을 맞았다. 이후 마윈은 알리바바 경영에서 물러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로 방역 기조를 전환하고, 경제 살리기에 나선 중국 정부는 올들어 친기업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한동안 네덜란드, 일본, 호주, 태국 등 해외를 떠돌면서 ‘로키’(절제된 행동) 행보를 보여줬던 마윈도 지난 3월 중국 항저우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등 변화가 감지됐다. 연이은 교수 임용을 두고 일각에선 마윈의 활동 재개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윈이 일본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0여년 전 알리바바 창립 초창기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거뒀으며, 두 사람은 수년 동안 상대방의 회사에 이사직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마윈이 일본 도쿄에서 6개월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