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2.3%↑…신선식품, 14년만에 상승폭 최고치(종합)

통계청,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오름폭, 4년만에 최저…다만 과일·채소 등 강세 계속
신선식품 14년만에 가장 큰 폭 상승
내년, 물가상승률 둔화 전망…1월은 ‘상방압력’
  • 등록 2024-12-31 오전 10:20:21

    수정 2024-12-31 오후 6:55:39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권효중 기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물가는 크게 올라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

이달 물가상승률은 1%대 후반으로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다. 내년 초엔 예년보다 이른 설 명절과 석유류 가격 상승세에 2% 내외로 소폭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오른 114.18(2020=100)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2.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치(2.0%)는 소폭 웃돈다.

올해 물가 상승의 주원인은 과일과 채소다. 신선과실 가격은 작년보다 17.1% 껑충 뛰었고 신선채소도 8.2% 올랐다. 기후에 따른 작황 영향으로 연초에는 사과와 배 등 신선과실 가격이, 여름철에는 여름 잎채소 등의 가격이 요동쳤다. 올해 사과가격은 30.2%, 배는 71.9% 올랐다. 배추 가격도 25.0% 상승했다.

신선채소와 과실, 생선·해산물을 합한 신선식품 지수는 올해 9.8% 올라 2010년(21.3%)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석유류의 경우 1.1% 떨어져 작년(-11.1%)보다는 하락폭이 축소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하락폭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축소되고, 올해는 두 차례에 걸친 유류세 인하율 축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산물, 석유를 제외한 개인서비스, 전기·가스·수도, 가공식품 등 다른 품목들은 대체적으로 작년보다 둔화해 전년 대비 전체 소비자물가 오름폭은 축소됐다”고 부연했다.

12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오른 114.91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9월부터 4개월째 1%대 흐름을 이어오고 있지만, 전월(1.5%)과 비교하면 석유류 및 농산물 가격이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1.0% 올라 지난달(-5.3%)에 비해 플러스 전환했다. 국내외 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환율 상승 등의 여파로 해석된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환율은 석유류 가격에 바로 영향을 준다”고 했다.

농산물은 이달에도 귤(32.4%), 무(98.4%) 당근(65.5%) 등 가격 급등세가 이어졌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변동성이 큰 석유류와 신선식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올랐고, 국내 기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1.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에는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 근원물가 안정 흐름 등을 감안하면 올해보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란 게 정부 전망이다. 다만 내년 1월은 이달에 비하면 물가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설 명절 성수품 수요가 있는데다, 환율상승에 작년 기저영향으로 석유류 가격도 오를 수 있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동절기 유류비·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 2월 말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고, 물가안정세 정착을 위해 농축수산물 지원 등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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