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 마리에 수천만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경주마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는 조각투자 상품이 이르면 내년 말 출시된다.
| 1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한국마사회 제주목장에서 올해 첫 국산 경주마 경매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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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경주마에 대한 조각 투자가 현행 자본시장법상 가능한지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결과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각투자는 하나의 자산을 지분 형태로 쪼개 여러 투자자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소액으로 고액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최근 미술품,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경주마 조각투자가 도입되면 기존 마주가 운영사업자가 되고, 증권 발행사에서 상품심사와 투자금을 운영관리한다. 투자자는 증권 유통사를 통해 투자금 만큼의 경주마 지분을 얻게 된다. 이후 말 가치가 상승하면 차익을 보고 지분을 되팔 수 있다. 또 경주마가 받아오는 경마 상금도 지분율만큼 나눠 받는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경주마 조각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마사회가 경주마 조각투자를 추진하는 이유는 마주에 대한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다. 경주마는 한 마리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고, 유지비용도 많이 들어서 마주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재력이 있어야 한다. 또 인품, 경마산업 발전 기여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하는 마주등록심의위원회 심의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재계, 법조계, 의료계 등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마사회 관계자는 “그간 마주가 되고 싶어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며 “조각투자를 통해 우수한 경주마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경마 고객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사회는 연내 해당 상품을 발행할 증권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상품 설계에 착수한 뒤 2024년에는 금융위원회 등에서 심사받아 승인되면 하반기에는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마사회 관계자는 “아직은 내부 검토를 마친 수준이어서 확정된 것은 없다”며 “상품성 등에 대한 추가 검토를 하고 이르면 내년 말 조각 투자 플랫폼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