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마을의 3분의 1 넘게 한옥이네!

  • 등록 2009-07-01 오전 11:36:27

    수정 2009-07-01 오전 11:36:27

▲ 헤아릴 수 있는 역사만도 2200년에 이르는 전남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 한옥보존 시범마을로 지정돼 있다. ⓒ 이돈삼

 
[오마이뉴스 제공] 한옥이 많은 남도에서도 한옥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한옥보존 시범마을이 있다.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가 그곳. 전체 517가구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180가구가 한옥에 살고 있다. 이 가운데 92가구는 한옥에서 민박손님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한옥음식문화 체험관도 조성되고 있다.

청동기시대 옹관묘가 발견되고 조선시대 토담이 보존돼 있는 영암 구림마을은 헤아릴 수 있는 역사만도 2200년에 이른다. 일본에 문물을 전한 백제 왕인, 풍수지리의 시조인 신라 도선국사, 왕건의 책사였던 고려 최지몽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한석봉과 어머니가 글쓰기와 떡 썰기 시합을 한 곳도 이 마을이다. 개성에서 태어난 한석봉은 스승을 따라 영암으로 내려와 이 마을에 있는 죽림정사에 머물며 글씨를 배웠다. 한석봉의 어머니가 떡장사를 한 곳은 이 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독천시장이었다고.
 
▲ 한석봉과의 인연을 간직하고 있는 육우당. 구림마을에 있다. ⓒ 이돈삼

▲ 영암 구림마을에는 아직도 대동계가 이어져오고 있다. 사진은 새로 지은 대동계사다. ⓒ 이돈삼


노송에 둘러싸인 '회사정'은 조선시대 구림마을 역사의 주역이자 산증인. 회사정은 향약의 기본정신을 실천할 목적으로 조직된 구림대동계의 집회장소였다. 대동계는 마을 규약을 어기는 사람은 훈계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힘을 합치면서 500년 넘게 이어온 동계(洞契). 3·1운동 때는 독립만세를 불렀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도자기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영암도기문화센터도 구림마을에 있다. 이 곳은 20년 전에 발굴된 도요지로, 통일신라시대 도기를 제작하던 가마터였다. 1200년 세월이 흘렀지만 가마의 원형이 생생하게 전해져 구림마을의 유구한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 한옥은 우리 전통의 건축미가 살아있다. 영암 구림마을은 이같은 한옥이 전체 가옥의 3분에 1에 달한다.  ⓒ 이돈삼 

이 곳에서 오는 11월 첫 한옥건축박람회도 열린다. 다양한 형태의 건축박람회가 서울 등 대도시에서 열리고 있으나 한옥을 전문으로, 전통한옥이 밀집해 있는 농촌마을에서 건축박람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올 행사는 내년 공식 박람회에 앞서 선보이는 '프레박람회' 형태로 한옥 모형집 공모전과 한옥사진 전시회, 한옥 전문가 세미나 등으로 진행된다. 한옥 생산자재 전시관과 전통과 현대한옥 견학 코스도 선보인다. 전라남도는 중장기 사업으로 400억원을 들여 한옥표본집과 한옥박물관, 한옥상징타워 등 박람회 시설도 마련할 계획이다.

구림마을에서 가까운 영산강변에 한옥형 관광호텔도 들어선다. 전라남도는 내년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이전까지 영암 영산호관광지 안 1만8500여㎡에 25실 규모의 전통 한옥형 관광호텔을 건립키로 했다. 여기에는 국비와 도비 40억원, 전남개발공사 80억원 등 모두 120억원이 투입된다.

전통 한옥형 호텔은 한지와 황토 등 자연소재로 하고 지붕의 선과 담, 문살 등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곳엔 또 한옥체험이 가능하도록 각종 공연장과 체험장도 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남도는 현상공모를 거쳐 호텔 조감도를 확정하고 설계에 들어갔으며, 오는 9월께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 영암 구림리에 있는 연못 상대포. 옛날 왕인박사가 일본으로 건너가기 위해 배를 탔던 곳이다. ⓒ 이돈삼 
▲ 구림마을에서 가까운 죽정마을. 이곳 돌담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 이돈삼
▲ 구림마을에서 죽정마을 가는 길. 월출산 도갑사로 들어가는 옛 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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