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수 전 KT(030200) 사장이 6일 KT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임사를 통해, 그동안의 심경을 털어놨다. 남 전 사장은 검찰 구속 수일 전 새벽 이임사를 작성해놨다.
남 전 사장은 우선 '물은 바삐 흘러가지만 달은 흘러가지 않는다'는 한자성어를 지적하며 "주변이 아무리 어지러워도 따라 흔들리지 않고 근본에 충실한 달을 닮으려 언제나노력해 왔지만, 최근 자신의 부덕으로 회사가 나침반도 없이 모래사막을 걷는 것처럼 혼란을 겪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남 전 사장은 이어 KT에서 일해온 지난 26년을 회고했다.
또 "CEO에게는 정해진 임기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제 인생의 나침반과 같았던 노자의 동선시(動善時)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며, CEO 자리를 떠난다"고 말했다.
남 전 사장은 자정 무렵 사옥을 지나다가 군데군데 불이 켜져 있는 사무실을 올려다 보며, 통신주에서 막 내려와 장갑을 벗고 뜨겁게 손을 잡던 현장 직원의 얼굴과 땀방울을 보면서 느꼈던 추억이 지금도 아른거린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남 전 사장은 "자신보다 몇 배 더 훌륭한 후임 사장이 와서 좋은 기반 위에 IPTV 등 새롭게 시작한 사업들을 한층 발전시킬 것으로 믿는다"며 "자신은 어디에 있든 영원한 KT맨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전 사장은 취임후 경영서신이나 심정이야기를 자신의 홈페이지내 '원더메모'를 통해 밝혀왔다. 이날 남 전 사장이 남긴 이임사는 서른 번째가 원더메모이자 마지막 원더메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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