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3위 경상수지, 올해도 흑자 전망…상품수지 감소 우려는 여전(종합)

한은, 작년 12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경상수지 2021년 연간 883억달러 집계돼 역대 3위 기록
한은 전망치 대비 37억달러 하회…올해 810억달러 전망
상품수지 9년만 최저치에도 서비스·본원소득수지 호조
  • 등록 2022-02-10 오전 10:29:34

    수정 2022-02-10 오후 9:08:03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1년전 대비 60억달러 줄어들면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폭이 883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전망했던 연간 흑자 920억달러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3위 기록을 나타내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국제유가·원자재 수입 가격 증가 흐름에 상품수지 흑자폭이 전년 대비 44억달러 감소하며 조사국 전망치와 경상수지 흑자폭 전망치와는 37억달러 수준의 격차가 났다. 그나마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20년래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고 본원소득수지가 역대 1위를 기록하면서 뒷받침 했다. 한은은 올해도 작년과 같은 경제 하방 요인이 이어지겠으나 글로벌 경기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견조한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사진=한국은행)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수출, 수입 등으로 해외와 거래해 벌어들인 경상수지는 883억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 등 호조에 힘입어 수출이 역대 1위를 기록하는 등 상품수지 흑자가 이어졌고 서비수수지와 본원소득수지 역시 역대급 개선세를 보이며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던 2020년(759억달러) 대비 경상수지 흑자폭은 124억달러 가량 늘었다. 연간 기준 경상수지 흑자액은 2015년(1051억2000만달러), 2016년(979억2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3위 기록이다.

한은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 같은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조사국이 전망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액은 810억달러 수준이다.

환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경상수지가 작년 역대 3위를 나타냈는데 이는 상품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큰 폭 개선 영향”이라면서 “올해도 세계 경제와 국제교역 회복세가 지속돼 우리 수출도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경상수지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83억달러 경상수지, 역대 3위에도 상품수지 감소 우려

12월 한 달 간 벌어들인 경상수지 흑자액은 60억6000만달러로 20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냈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흑자폭이 61억2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상품수지가 줄어든 영향이다. 12월 상품수지는 흑자폭이 1년 전 대비 61억2000만달러 줄어든 4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상품수지는 762억1000만달러로 흑자폭이 44억달러 가량 줄었다. 2012년(485억9000만달러) 이후 9년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이는 수출이 25.5% 늘 동안 수입이 31.2%로 더 큰 폭 증가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가 줄었기 때문이다.

황 국장은 “상품수지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기인하는데 원유, 원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아 가격이 오르면 수입 물량은 크게 늘지 않아도 금액이 늘면서 수출입 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면서도 “우리 수출을 살펴보면 원유 및 석유 제품을 제외하고 보면 수출이 수입 보다 높기 때문에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원유와 석유제품을 제외하고 상품 수출입을 단순 계산해보면 상품수지 흑자폭이 연간 151억6000만달러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수출에서 석유제품을 제외하고 수입에서 원유, 석유제품을 제외하고 계산해보면 2020년 대비 흑자폭이 줄지 않고 증가한다는 것이다. 원유, 석유제품을 제외한 증감액을 보면 수출은 연간 1180억달러 정도 증가한 것이고, 수입은 1028억달러 증가 정도로 집계됐다. 이에 증감율은 수출이 25.5%에서 23.9%로 줄어드는 반면, 수입은 31.2%에서 27.1%로 더 큰 폭 줄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원유, 석유제품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상품수지 흑자폭을 갉아 먹는단 뜻이다.

문제는 이 같은 원자재 가격, 국제 유가 상승이 이어짐에 따라 올해는 작년보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더 큰 폭 줄어들 수도 있단 점이다. 국제 유가는 90달러대를 웃돌면서 100달러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월가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해 침공까지 이어진다면 120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원달러 환율 역시 1190원대~1200원대 사이를 등락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을 최근 보이고 있어 이 역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황 국장은 “유가 상승의 경우는 수입을 통한 수출입차를 줄이는 부정적 역할을 할 것이고, 환율 역시 올랐지만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단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면서 “올해 1월이나 연간 경상수지 전망은 조사국의 전망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가 뒷받침…올해도 개선 전망

상품수지 부진을 받쳐준건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물동량 덕분에 운송수입이 작년 한해 455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운송수지는 연간 154억3000만달러를 기록, 역대 1위를 나타냈다. 1년 전 대비 흑자폭이 143억3000만달러나 증가한 것이다. 이로써 2021년 연간 서비스수지 적자액은 115억6000만달러 줄어든 3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2001년(22억7000만달러) 이후 20년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해상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는 1년간 무려 205.6%,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167.5% 증가했다. TAC항공화물운임지수도 홍콩, 상해 모두 52.1%, 36.6% 늘었다. 12월 한달 간 기록한 운송수입은 45억2000만달러로, 운송수지는 1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 역시 기업들이 해외직접투자 및 주식투자 확대로 배당소득수입이 연간 324억1000만달러로 역대 1위를 기록하면서 배당소득수지(97억달러) 역시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로써 본원소득수지는 1년 전 대비 58억4000만달러 증가한 193억3000만달러로 역대 1위다.

이 같은 서비스수지 개선과 본원소득수지 증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 국장은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 개선 흐름도 이어지고 있어서 1월 경상수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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