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 영웅 파키아오 돌연 집권당 대표직 박탈…왜?

두테르테와 각세우다 집권당 대표직서 쫓겨나
파키아오, 내년 대선 출마 시사…두테르테는 부통령 도전
  • 등록 2021-07-18 오후 5:04:06

    수정 2021-07-18 오후 5:04:06

필리핀 국민 영웅 복서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필리핀의 국민적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2) 상원의원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맞서다가 결국 집권당 대표직에서 쫓겨났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집권당인 필리핀민주당(PDP라반)은 전날 투표를 거쳐 파키아오 상원의원을 대표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알폰소 쿠시 에너지부 장관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표결은 쿠시 장관이 이끄는 집권당 내 유력 계파가 주도했다.

사실상 대표직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것으로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갈등이 심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파키아오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두테르테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실례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 사형제도 재도입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침해 등의 비판을 받아왔는데, 파키아오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감”이라며 파키아오를 추켜세웠으며, 자신이나 정권을 지지해온 공로를 높이사 지난해 12월 그를 필리핀민주당 대표로 선출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두 사람의 의견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파키아오는 지난달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파키아오는 또 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파키아오에게 증거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파키아오는 지난 3일 대언론 브리핑에서 서류 뭉치를 보여주며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사회보건부가 100억 4000만페소(약 2310억원) 상당의 코로나19 재난 지원금을 제대로 분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해당 자료를 조만간 상원 윤리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후 두테르테 대통령은 파키아오를 “더러운 자식”이라며 깎아내렸고, 결국 집권당 대표직을 박탈시키며 본격 축출하기에 이르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쿠시 장관이 새로운 대표로 선출된 뒤 “우리당은 여전히 강하고 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아오는 성명을 내고 당이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을 막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세계 권투 역사상 ‘8체급 석권’이라는 업적을 일궈낸 파키아오는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복귀전을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정치인은 더 높은 자리를 꿈꾼다”며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필리핀 헌법에 따라 대선 재출마가 불가능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딸 사라 두테르테(40)나 또다른 측근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고 자신은 부통령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퇴임 후 정치보복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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