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데이터에서도 전세가율 하락이 나타나는 중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1.2%로 지난해 11월(53.9%)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종전 152개 지역 표본 조사에서 전수 조사(240여개 지역)로 대상을 확대하면서 시계열이 달라졌다. 마지막 표본 조사 당시인 지난해 10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7%를 기록, 수치만 놓고 비교하면 올해 2월이 지난 2012년 1월(51.2%) 이후 11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세가율이 하락한단 것은 아파트 매맷값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컸단 의미다. KB국민은행 기준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값은 2.96% 하락에 그쳤지만 전셋값은 2배에 가까운 5.45%의 하락을 나타냈다. 올 들어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월 -2.09%, 2월 -1.20%를 기록했지만 전셋값은 3.98%, 2.63% 각각 하락하면서 매맷값 대비 전셋값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가율이 낮다는 것은 대체로 집값보다 전셋값이 더 빠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며 “이는 역전세와 맞물려 있고 갭투자가 어렵다는 것이어서 집값 하락 요인 중 하나지만 집값 하락과 무조건 동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보면 전세가율과 집값이 무조건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인 것은 아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72%대로 고점을 찍은 뒤 65~70% 선을 유지하다가 2019년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50%대로 급락해 꾸준한 하락 흐름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부동산원의 지역별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1~93 사이를 유지하면서 유의미한 변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전세가율 하나만 가지고 집값의 상승, 하락을 판단하기보다는 개별적인 지역적 특성을 동시에 살펴야 한단 조언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아파트 매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전세가율 자체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 앞으로 예정된 아파트 공급 물량과 입지적 특성 등을 동시에 따져봐야 한단 것이다. 박 위원은 “매매 가격은 전세만큼 폭락이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지역적 특성 등 다양한 요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