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경마장도 '셧다운'…마사회 창립 71년만에 적자 예고

4월9일까지 경마중단, 경마관련 종사자 소득원 막혀
경마매출 하락, 3월 한달 휴장 1000억원 세수 허공에
마사회, 말산업 회생 비상경영체제 돌입
  • 등록 2020-03-22 오후 11:00:00

    수정 2020-03-22 오후 11:25:48

코로나19로 휴장하고 있는 서울 경마공원의 텅빈 고객 경마 관람대 풍경. 한국마사회 제공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경마 휴장이 한달째 이어지면서 말산업 전체로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창립이후 사상 첫 적자 경영이 예상되고, 경마관련 종사자의 소득 피해도 커지고 있다. 마사회 창립일은 해방 이듬해인 1949년 9월 29일이다.

3월 한 달 휴장으로 8000억원의 매출이 허공으로 날아갔고, 4월 9일까지 휴장기간을 연장하면서 발생할 매출 피해를 합하면 총 피해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말산업의 경제 규모는 3조4125억 원에 달하고 약 2만5000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경마산업은 말산업 전체 경제규모의 90%에 육박할 정도로 말산업의 허브역할을 맡고 있다.

과천, 부산경남, 제주 경마공원, 휴장피해 눈덩이

한국마사회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23일 임시휴장에 돌입한 이후 휴장기간을 4월9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하루 평균 8만5000명이 찾던 과천, 부산경남, 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는 개점휴업 상태다.

경마 상금이 주 소득인 기수, 조교사, 관리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경마상금을 주된 수입으로 삼고 있는 경마 관계자들은 1110여명이다. 한 달에 평균 200억원 가량의 경마상금이 발생한다. 경마 중단으로 수입원이 사라진 탓에 생계를 걱정해야할 처지다.

경마일에 근무하는 근로자 5000여명도 수입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마일에 근무하는 경비·환경미화 근로자들은 줄어든 일거리 덕에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경마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달보다 월급이 30% 줄었다.

말 생산농가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마 중단으로 인해 3월 초 예정된 경매가 무기한 연기된 탓이다. 한국마사회의 경매 낙찰 경주마 우대정책에 대한 기대로 이번 경매에는 작년 133마리보다 크게 늘어난 168마리의 말들이 경매에 상장될 예정이었다. 경매 상장마의 약 50%가 낙찰되고, 평균 낙찰가가 약 400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5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허공에 뜬 셈이어서 자금난을 겪는 말 생산농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씨수말 ‘오버애널라이즈’를 고가에 수입하는 등 우수한 국산마 생산을 위해 과감히 투자한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이번 3월 경매 무산으로만 약 5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마 팬들에게 우승마 추리를 위한 경마정보를 제공하던 경마전문지 판매업자들과 ARS와 SMS로 정보를 제공하던 통신매체들도 당혹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경마전문지 및 통신매체 예상 시장은 연간 약 3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번 휴장으로 25억원 가량의 매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경마공원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인근 상권도 ‘깊은 시름’

과천, 부산경남, 제주 3곳의 경마공원은 총 26개의 식당이 매 주말마다 고객을 받고 있는데 이번 휴장으로 인해 약 8억6000만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당뿐 아니라 과천, 부경, 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에 입점한 71개 편의점의 평균 월매출은 약 14억에 달한다. 경마공원 내 식당과 편의점은 소상공인과 사회적 약자가 주로 운영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생계 피해가 우려된다. 과천 경마공원 인근에 위치한 식당들도 경마일인 금·토·일요일에 식당을 찾는 손님이 80% 급감했다.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인 바로마켓도 멈췄다. 바로마켓은 연간 147만 명이 찾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코로나로 인해 바로마켓도 일시 휴장함으로써 참여하는 140개 농가의 판로가 막혔다. 3월 한 달 동안 11억원의 매출이 증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승마장의 교관들과 마필관리사들도 당장의 생계를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460여개의 승마장 연 매출은 600억원에 달한다.

세수부족도 걱정거리다. 경마 매출액 중 73%는 구매자들에게 환급되고, 16%는 레저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로 납부한다. 지난해 마사회의 매출액은 7조3572억원으로 그 중에서 레저세로 7357억원, 지방교육세로 2943억원, 농어촌특별세로 1471억원을 납부했다.

이번 경마 중단으로 세수가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 달 휴장으로 1000억원 이상의 세수가 증발하는 것이다. 특히 레저세, 지방교육세 등 지방세가 감소함에 따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세수차질이 우려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말산업은 하나의 생태계와 같아서 어느 한 부분이 교착되면 연쇄적으로 다른 부분도 불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경마매출 하락에 따른 경영위기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경마를 비롯한 말 산업 전반의 회생을 위해 협력업체·임대업자·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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