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대주주 감자 원안 통과..산은 자회사로 새출발(종합)

임시 주총서 대주주 7대1 감자 확정
현대상선 40년만에 새주인 맞게 돼
이백훈 사장 "세계 정상 해운사 되겠다"
  • 등록 2016-07-15 오전 10:10:59

    수정 2016-07-15 오전 10:10:59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이 15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현대상선(011200)은 15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7대1 차등감자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서는 일부 소액주주가 재산 손실과 경영진의 무책임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주주 차등감자 안건은 참석 주식 수 1426만3583주 중 99.9% 찬성표를 얻었고 주총은 12분만에 종료됐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대주주 지분율은 20.93%에서 3.64%로 낮아진다. 이번 감자를 통해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017800)는 606만6273주에서 86만6610주로, 현대글로벌은 61만3563주에서 8만7651주로, 현정은 회장은 57만1428주에서 8만1632주로 각각 변경된다. 이번 대주주 감자의 효력 발생일은 8월 19일이며 9월 1일 최종 변경돼 상장된다.

오는 22일 채권단의 출자전환까지 이뤄지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0.5% 미만으로 떨어진다.

현 회장은 지난 3월 18일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이번 대주주 차등감자로 지배력을 상실했다. 내달 5일 신주 상장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분율 약 40%를 확보하게 되며 현대상선은 산업은행의 자회사가 된다.

현대상선은 하반기 중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분리 승인 절차를 거쳐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된다. 현대그룹에는 사실상 현대엘리베이터만 남으며 현대그룹은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지난 1976년 아세아상선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현대상선은 한때 세계 8위 해운선사로 맹활약했지만 이후 외환위기와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겹치고 해운업황 불황이 이어지면서 설립 40년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현대그룹은 주력 계열사 현대상선의 영업적자로 경영 위기에 처하자 지난 2013년 12월 선제적 자구안을 마련해 정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3조3000억원대의 자구안을 100% 이행했음에도 업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지 못했고 지난 3월말 채권단의 조건부 자율협약이 개시됐다.

현대상선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조정,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을 최근 모두 마무리지었다.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은 이날 “최근 회사의 구조조정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고 경영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주 여러분께서 주식병합을 수용하는 상생의 결정을 내려주셔서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경영정상화를 넘어 세계 정상의 해운사가 되기 위한 쉼없는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대상선이 일궈낼 놀라운 변화와 발전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감사 보고가 끝난 후 한 소액주주가 감사에 대해 질의 기회를 요청했지만 즉각 받아들여지지 않아 잠시 주총장에 고성이 오가는 소동을 겪기도 했다.

3분여만에 발언권을 얻은 이 소액주주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렸다. 대주주는 7대1이 아니라 전액 감자를 시켜야했다”며 “주주들은 이미 감자를 통해 엄청난 재산상 손실을 봤는데 곧 유상증자까지 진행되고 나면 주가가 또 떨어진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도 이해되지만 주주 보호 차원에서 회사가 한 것은 없다”며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했다.

이백훈 사장은 이에 대해 “주주 말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앞으로 전 임직원이 주주의 기대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좋은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약속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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