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1년]韓 선방했지만 내년엔 `위험요인`될 수도

달러-엔 110엔까지 상승..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
아베노믹스 폭탄 터지면..日재정위기·금융시장 대혼란
  • 등록 2013-12-22 오후 6:07:30

    수정 2013-12-22 오후 6:07:30

[이데일리 최정희 방성훈 기자]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엔화가치는 20%나 하락했지만 올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비교적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베노믹스는 일종의 시한폭탄이다. 내년에 엔화가치가 더욱 떨어지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했을 때 닥칠 위기다. 그야말로 일본발 재정위기,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2008년, 2010년에 겪었던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의 트라우마를 연상케한다.

내년이 문제다..수익성 악화될 듯

달러-엔 환율이 1년새 83엔에서 103엔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은 오히려 개선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누적 무역수지는 232억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월)보다 적자폭은 1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보다 월 평균 수출은 3억5000만달러 줄었지만, 수입은 내수부진의 여파로 3억6000만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에는 엔화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점이다.

<자료: 관세청>
국제금융센터가 14개 해외투자은행(IB)들의 달러-엔 환율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내년 말 평균 109.92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정부가 내년 4월 소비세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대규모의 돈을 푸는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또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려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엔화를 빌려 미국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가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저 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대비가 절실해진 셈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철강, 석유화학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전기전자 부문에서 일본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돼 가격경쟁이 나타날 것”이라며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성 저하가 투자위축을 통해 내수부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글로벌경제팀장은 “우리나라와 일본은 산업구조가 거의 똑같다”며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일본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지고,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품목을 두고 경합이 더 치열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격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日재정위기·금융시장 대혼란 대비해야

더 큰 문제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했을 때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실망으로 주가가 하락하거나 향후 출구전략 시행시 금리 상승으로 재무상황이 악화될 경우 일본자산 투매나 대규모 자금 유출을 초래하는 최악의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돈 풀기를 계속하다 재정위기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일본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신뢰가 깨지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엔화가 더 약세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경기가 위축되고 금융시장의 혼란이 커져 유로존이 살아나다 국가부채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선진국 재정위기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부형 팀장은 “아베노믹스가 끝까지 잘 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며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커 이럴 경우에 대비해 기업들은 달러화 조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은 “일본 경제가 고립돼 있는 측면이 있어 유럽 재정위기보단 파장이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선 일본이 저성장·저물가 속에서 아베노믹스에 이르게 된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10년 주기로 일본 경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디플레이션을 대비한 통화정책을 논의하고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극단적인 통화정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돈을 찍어서 뿌릴지, 다른 방도가 있을지 모르지만 현 상황에서 금리만 붙들고 있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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