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걸 KBS 부사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신료 인상 결정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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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영방송의 가장 큰 역할이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거 아니겠나. 그런데 제작비를 올리지 못하니까 좋은 콘텐츠를 못 만들고, 광고가 들어오지 않는 악순환이 있다”며 “제작비가 10년 전 수준에 머무르다 보니까 1 텔레비전의 재방송률이 10년 전 9% 정도였는데 지금은 20%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타사, 상업방송이나 다른 미디어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면 많은 질책을 해주시겠지만 약간 낮은 수준”이라며 “임금을 과도하게 낮추면,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우수한 인력이 들어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5년 동안 유능한 프로듀서와 기자들 50명 정도가 다른 미디어로 빠져나갔다”며 “다만 저희가 더욱더 아껴 쓰고 자구노력도 할 것이다. 전체 예산에서 인건비 비중이 34% 정도 되는데 5년 뒤에는 26% 이하로 내리는 등 임금 억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부사장은 “우리 사회가 공영방송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나아가서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는 차원에서 봐주셔야 하는데, 그동안 정치적으로 여야가 지형이 바뀌면서 정쟁의 대상이 됐던 점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공영방송의 존립, 공영방송의 가치 실현을 위한 공적 재원의 마련이란 차원에서 진지하게 토론해 주셨으면 좋겠다. 국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본사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KBS TV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에서 확정한 3800원은 1981년부터 유지해온 현재 요금보다 1300원 많고, KBS 경영진이 지난 1월 이사회에 제출한 액수 3840원보다는 40원 줄어든 금액이다. 이 인상안은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에서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반대가 거센 터라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