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유죄 체육지도자 자격 취소 규정…헌재 "합헌"

헌재 "체육계 성범죄 근절 위한 입법목적 정당"
엄격 위계구조 고려…피해자 보호 필요성 강조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
  • 등록 2024-09-05 오전 9:21:14

    수정 2024-09-05 오전 9:21:14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강제추행죄로 유죄가 확정된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반드시 취소하도록 한 국민체육진흥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헌재는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을 받은 한 축구 지도자가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제1항 제4호 등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체육지도자가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성폭력 범죄나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르고 형이 확정되면 자격이 취소된다.

헌재는 “체육지도자 자격제도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보호하고 국민을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하며 건전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범죄로 가해자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개별 사안의 특수성이나 범죄의 경중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특히 “전문체육 분야의 경우 체육지도자와 선수 사이에 엄격한 위계구조가 있고, 체육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므로 성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밝히거나 이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헌재는 “학교운동부지도자 등과 같이 법률에서 체육지도자 자격을 필요적으로 요구하는 분야 이외에는 체육지도자 자격이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체육종목을 지도하는 업무에 여전히 종사할 수 있다”며 자격 취소로 인한 직업 선택의 자유 제한이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2급 전문스포츠지도사(축구) 자격을 가진 김모씨가 2018년 10월 강제추행 혐의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뒤 2021년 11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체육지도자 자격취소 처분을 받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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