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을 방문했을 때 함께 사진을 찍었던 한 홍콩 의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이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홍콩 정부 역시 시 주석의 방문에 맞춰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취했음에도 구멍이 뚫린 것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홍콩 정부 관리 등이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SCMP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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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방송은 3일(현지시간) 친(親)중국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DAB) 소속 스티브 호 의원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호 의원은 시 주석이 홍콩 반환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 지난달 30일 시 주석 바로 뒤에 서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호 의원은 촬영 전 코로나19 테스트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1일 검사에서 ‘불확실’한 양성 반응을 보였고, 2일 재검사에서는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호 의원에 앞서 홍콩 유일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인 탐유충 등 2명의 고위 관료도 양성 판정을 받아 모든 행사에 불참했다고 CNN은 부연했다.
홍콩 정부는 시 주석의 방문 일정에 맞춰 행사 참석자들에 대해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진행했다. 수백명의 홍콩 정부 관료 및 의원을 포함해 약 3000명의 행사 참석자들은 집과 근무처 외엔 다른 곳으로 이동이 제한됐고, 이동시엔 개인 자가용만 이용해야 했다. 아울러 행사 참석 전날 5성급 호텔 두 곳에 격리돼 하룻밤을 보내야 했으며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확진자가 발생, 중국식 방역대책에 대한 신뢰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CNN은 평했다. 특히 이번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약 900일 만에 처음으로 중국 본토 외 다른 지역을 찾은 것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시 주석의 감염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사진 촬영 당시 시 주석을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호 의원의 한 측근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행사 참석자들이 사전에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도 시 주석이 (코로나에) 감염됐다면, 전 세계에 조롱거리(joke)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