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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34억 달러(한화 17조89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많은 기업들이 게이미피케이션에 투자했고, 시장 규모도 2016년 49억1000만 달러에서 2021년 105억 달러로 5년간 2배 이상 커졌다. 오는 2030년에는 약 968억 달러(129조2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영국의 닉 펠링이 2003년 처음 사용한 용어로,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이미피케이션 서밋’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게임의 매커니즘, 사고방식, 디자인 요소 등을 적용해 사용자에게 재미와 보상을 제공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현재 음료 구입시 별을 적립하는 리워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별 적립 개수에 따라 웰컴, 그린, 골드 순으로 등급이 부여되고, 등급에 따라 무료 음료 쿠폰 같은 혜택이 제공한다. 특히 리워드시스템에 연말 다이어리나 한정판 굿즈 판매 등을 연계해 큰 인기를 끌었다.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의 경우, 1대1 거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게임요소를 차용했다. 예를 들어 ‘매너온도’는 사용자의 칭찬, 후기, 비매너평가 제재 등을 기반으로 사용자 신뢰도를 온도로 표시해 준다. 첫 온도는 사람의 체온인 36.5도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경우 온도가 올라간다.
나이키의 ‘런클럽’도 이용자들을 다시 달리기로 이끈 대표적 게이미피케이션 앱이다. 2009년 처음 출시된 런클럽 앱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에만 1540만회 이상 다운로드 된 바 있다. 특히 스마트워치 보급 확대로 건강과 게임요소를 결합해 긍정적 사회 효과도 만들고 있는 사례다.
또한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등산에 게임요소를 도입해 큰 인기를 끌었다. ‘블랙야크알파인클럽’(BAC) 앱은 2013년부터 ‘명산 40’ 프로그램으로 등산객에게 국내 명산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엔 명산 100좌를 선정하고 있는데, BAC 앱을 설치하면 사용자는 도전번호를 부여받고 100좌 등정에 도전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핀둬둬’는 월간 7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앱으로 성장, 이후 중국 알리바바 등 이커머스 대부분이 게임요소를 커머스 안에 접목했다. 국내에서는 공동구매 스타트업 올웨이즈(운영사 레브잇)가 같은 형태를 차용해 미니게임 ‘올팜’을 론칭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공구마켓이 농사게임 형태의 공팜을 출시했고, 컬리가 ‘마이컬리팜’을, 라이브커머스 그립이 ‘그립런’을 선보이기도 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활발하다. 금융앱 ‘토스’는 만보기 기능을 통해 5000보, 1만보 단위마다 소액의 토스머니를 제공 중이다. 교육 분야에서도 학습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게임요소가 적극 사용되고 있다. 엔씨소프트(036570)출신 게임 제작자들이 설립한 ‘에누마’는 토도수학, 토도영어, 토도한글 등 유아 교육 서비스에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적용해 학습효율을 높인 대표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아직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로도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게임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분야”라며 “기본적인 게임요소로 일상 생활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다양한 선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점차 게임을 일상 분야와 접목하는 시도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