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상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장벽 연례보고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 정부가 무역협정 재검토에 착수하더라도 한미FTA 재협상은 상대적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비해 후순위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USTR은 30일(현지시간) ‘2017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펴내고, 미 의회에 보고했다. 이 연례보고서에는 미국과 교역하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60개국의 통상 규모와 평가, 분야별 미 업체들의 애로사항 등이 담겼다.
USTR은 한미FTA의 전반적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미FTA로 양국간 상품·서비스 교역이 1265억달러(2011년)에서 1468달러(2015년)로 증가해 새로운 시장접근 기회를 창출했고 아시아의 전략적인 핵심 파트너로서의 양국 관계가 강화,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고 기술했다.
반경쟁적인 제도에 대해서도 한국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식재산권 행사와 관련해 긍정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3월 ‘지식재산권의 부당한 행사에 대한 심사지침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업계에서 표준처럼 쓰는 ‘사실상 표준특허’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하며 기업들이 특허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도록 했다. 사실상 표준특허는 기업들이 정상적인 경쟁을 거쳐 표준처럼 쓰이는 특허를 말한다. 기업들이 해당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기 어려운 핵심 특허인 표준필수특허와 차이가 있다. 사실상 표준특허를 표준필수특허와 같은 규제를 하면서 과도하게 특허권 행사가 제약된다는 미국 측의 우려를 반영한 셈이다.
USTR은 “미국 정부와 산업계는 이전 지적재산권 제재와 관련해 우려를 전달했고 한국 공정위가 이런 걱정과 우려를 잘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