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2030세대는 사회초년생 시절인 20대에는 성별과 무관하게 월 근로소득이 비슷하지만 30대에 들어 남녀 간 소득차이가 점차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년층의 2명 중 1명은 대인 관계, 재정 문제 등으로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6일 ‘2021 서울서베이’ 조사통계 자료를 활용해 2030 청년세대(만 20~39세 서울거주 시민)의 주거와 일상, 직장과 여가생활, 사회적 의식 등을 재구성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시가 지난해 9월6일부터 11월8일까지 서울 거주 2만 가구(15세 이상 4만411명), 시민 5000명, 외국인 2500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 및 비대면으로 조사한 결과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2030세대는 총 286만명(남 140만명·여 146만명). 이는 서울 전체 인구(950만9458명)의 30.1% 비중이다.
해가 지날수록 청년층의 인구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2021년 서울 전체 인구는 5.1%가 감소했는데, 이 기간 2030 인구의 감소 폭(8.2%)은 더욱 두드러졌다. 서울에서 타시도로 이동(전출)한 청년이 많았던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이 기간 서울시 전출인구 2명 중 1명은 2030세대일 정도로 많았다. 전출 사유로는 20대는 가족, 직업을 꼽았으며 30대는 주택, 가족 등의 순이었다
2030세대가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은 아파트(42.8%), 다세대·연립주택(28.1%) 순이었다. 주택 점유 형태는 부모님 소유 집을 포함한 자가(35.8%), 보증금 있는 월세(32.3%), 전세(29.4%) 등의 순이었다. 사실상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으면 전·월세로 사는 경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에 살고 있지만 2030세대의 55.4%는 다른 시·도,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로 통근(통학)하며 일(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이상이 되어야 직주 근접 환경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서울 시민이 평균적으로 겪는 스트레스보다 2030세대의 우울감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 청년층의 절반 가량은 대인관계, 재정 상태, 과도한 업무·학습량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해 동안 2030세대는 하루 평균 6시간 49분 동안 잠을 잤다. 고용 형태가 불안할수록 수면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일과 경제상태를 보면 2030세대의 고용형태는 정규직(67.7%), 무기계약직(19.3%), 기간제 계약직(11.9%), 유급 인턴(1.0%)이었으며 30대로 들어서면서 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고용형태별 평균 근무시간은 정규직이 41시간 26분, 무기계약직 40시간 42분, 기간제 계약직 36시간 21분, 유급인턴 29시간 12분으로 정규직 근무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근로소득을 보면 20대 남성은 200만~250만원대가 전체의 31.4%로 가장 많았으며, 20대 여성도 200만~250만원대가 3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30대에 들어서 남성의 약 40%는 월 평균 250만~350만원을 벌지만, 여성의 40%는 200만~3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아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내 여성의 사회 참여 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도 분명히 존재했다. 여성의 사회참여제도 확대 정책에 대한 2030세대의 남녀 인식 차이 격차는 2017년 0.12점(전체 점수 1~5점)이었지만, 20201년에는 0.49점으로 더 커졌다. 성평등에 대한 공정성 인식 부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이번 분석을 바탕으로 2030세대를 위한 직주 근접의 개선, 야외 여가 활동 활성화, 여성의 근무 형태 및 보수 체계 개선 정책 개발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정책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