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이후 尹·韓 독대에 촉각…의료 현안·특검법 등 현안 산적

한동훈 대표 요구에도 독대 불발돼
韓 “김건희 여사 활동 자제해야”
대통령실 “잡음 키우는 것 이해 안돼”
  • 등록 2024-10-09 오후 4:55:47

    수정 2024-10-09 오후 7:06:01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했던 독대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가장 시급한 의료 공백 상황을 해결하고, 야당이 총공세를 펼치는 김건희 여사 의혹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남이 이뤄져 극적으로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 대표가 최근 대통령실과 차별화한 독자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라 당정 갈등이 재차 불거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한 이후 윤·한 독대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6일 윤 대통령의 순방 출국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는 16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지원 유세에 참석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윤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에서 한 대표가 잇따라 불참한 것을 두고 불편한 관계를 암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대통령실과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한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일부에서 주장하는 ‘김건희 여사 공개 활동 자제 요구’에 대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여권 내에서 불거진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명태균 씨의 폭로전에 김 여사의 이름이 거론된 것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을 두고 한 대표가 사과를 주장하긴 했지만, 공개 활동을 자제하라고 말한 것은 처음이다.

한 대표는 또 지난 7일 원외 당협위원장과의 비공개 자유토론에서도 김 여사 이슈에 대해 “행동할 때가 됐다. 선택을 해야 한다면 민심을 따를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이 불거진 김 전 행정관에 대해서도 필요시 법적 조치도 하겠다고 나서 당정 갈등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독대 논란에 불편한 기색이다. 특히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사과 요구를 하거나 현 정부의 핵심 과제인 의료개혁 관련 의대정원 재논의를 주장하면서 윤·한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야권에서 김 여사 의혹 수사를 위한 상설 특검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당정 간 현안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만찬에서 따로 충분히 대화할 시간도 있었지만 독대를 굳이 고집하면서 잡음을 키우는지 모르겠다”며 “순방 이후 상황을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미 검찰 시절 선후배이자 이젠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둘 사이에 관계가 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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