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꿈꾸던 11세 외동딸…5명 살리고 떠났다[따전소]

고인 "변호사 돼 어려운 사람 돕겠다"
뇌사장기기증 통해 심장·간장 등 전달
유족 "수혜자 선한 마음으로 지냈으면"
  • 등록 2024-09-25 오전 9:27:05

    수정 2024-09-25 오전 9:31:30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변호사가 돼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던 11살 초등학생이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신하율 양이 지난 7월 31일 건양대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하율 양은 7월 25일 속이 안 좋다며 쓰러진 뒤 병원에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게 되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하율 양의 어머니는 몸의 일부라도 살리고 싶은 생각에 기증에 동의했다. 심성이 착한 하율이의 장기를 이식받은 수혜자가 하율이 몫까지 선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잘 지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충북 충주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하율 양은 활발하고 배려심이 많았다. 또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착한 아이였다. 펜션 운영을 시작한 어머니에게 어릴 적부터 모아뒀던 용돈을 드리기도 했으며 책 읽기와 만들기를 좋아하며 커서는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율 양의 어머니는 “먹을 것 하나도 엄마 입부터 넣어주던 착한 아이였다. 누구에게 갔는지 모르지만, 선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하늘에서도 엄마 생각 많이 해주고,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11살 어린 아이를 떠나보내는 슬픔 속에서도 누군가를 살리는 따뜻함을 보여준 기증자 유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사랑의 온기가 퍼져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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