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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열차가 종착점을 향해 달리면서 정치사회적 혼란상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27일 탄핵심판 최종 변론과 오는 3월 10일을 전후로 예상되는 탄핵 결정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두 동강이 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이었던 25일 서울 도심인 광화문과 시청앞 광장을 물들인 수많은 촛불과 태극기의 물결이 이를 증명한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가 마주 달리는 위태로운 형국이다.
촛불집회는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주범”이라며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반대로 태극기집회는 “대통령은 죄가 없다”며 탄핵 기각을 확신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탄핵 이후다. 헌재가 탄핵 인용과 기각 중 어떤 결정을 내려도 촛불과 태극기의 승복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더구나 헌재의 탄핵 인용 또는 기각 결정에 따라 차기 대선 시기가 5월 또는 12월로 확정된다는 점도 정치적 혼란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소다.
촛불 vs 태극기 대규모 세 대결…갈등 부채질하는 여야 정치권
3.1절 이후 물리적 충돌도 우려…탄핵 이후는 더 첩첩산중
촛불민심과 태극기민심의 충돌은 3월 이후 더 거칠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의 탄핵심판이 사실상 ‘D-10일’이라는 카운트다운에 접어들면서 양측의 세 대결이 더욱 커지는 것. 실제 탄핵기각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헌재 앞 무기한 단식과 3.1절 대규모 탄핵반대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3.1절을 기점으로 헌재의 탄핵심판일 때까지 매일 헌재 주변에서 대규모 탄핵찬반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찬반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경우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나 불상사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 큰 뇌관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 이후다. 외교안보상 위기는 물론 경제전반이 흔들리는 쌍끌이 비상상황 속에서 나라 전체가 ‘탄핵 쓰나미’로 요동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탄핵이 인용되면 태극기민심이, 탄핵이 기각되면 촛불민심이 격렬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치 해방 이후 좌우익의 극단적인 이념대립이 70년 만에 재현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탄핵 찬반세력 중 일부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아울러 국민여론과 정치권의 관측대로 헌재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에는 △검찰의 대통령 구속 또는 불구속 수사 여부 △대선기간 중 수사유보 △사법처리와 정치적 특별사면 여부 등 더 큰 난제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