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와는 달리 과거 고금리 상품비중이 적어 저금리 지속에 따른 영향도 덜 받고 있는데다 정부가 실손의료보험제도 역시 개선 작업에 착수하면서 손해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車 보험료 인상 효과 ‘톡톡’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9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 증가했다. 동부화재는 2375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 1분기 성과급(350억원)을 고려하면 10%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8.3% 증가한 1752억원의 상반기 순익을 기록했고 메리츠화재는 72.9% 증가한 1396억원의 당기순익을 보였다.
이러한 실적 향상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관련 제도 개선이 영향을 끼쳤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11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2.9%를 인상한 데 이어 중소형 손보사가 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했다. 올 들어 현대해상과 KB손보가 각각 자동차보험료를 2.8%, 3.5% 인상했다. 다른 회사들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4월말 삼성·동부화재도 2~3% 인상했다.
정부의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에 따라 지난 4월부터 고가 외제 차량 사고 시 제공되는 렌트카를 ‘동종차량’이 아닌 ‘동급차량의 최저요금’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고가 렌트비로 빠져나가는 보험금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이 77% 가량 임을 고려하면 그간 적자 구조의 자동차보험이 점차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손해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그동안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 요인이었던 외제차관련 제도 개선(경미사고 가이드라인 마련과 외제차 수리비 절감, 렌트비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사고· 투자익 감소’ 고개 숙인 삼성화재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실적에서 고배를 마셨다. 경쟁사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늦게 결정하면서 보험료 인상에 따른 효과를 보지 못한데 다 그동안 손해율 관리를 엄격하게 해왔던 탓에 정책 효과도 크지 않았다.
태안 화재 사고와 멕시코 화학공장 폭발 사고 등이 겹치면서 일반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포인트 급증한 67.9%를 기록하며 순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투자이익 감소”라며 “이미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최저 수준까지 끌어내렸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경쟁사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세 이어질 듯
전문가들은 감독당국의 건전성 규제 변화 등 악재가 있지만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ㅁ아했다. 오히려 실손보험금 제도 개선 등으로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평가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손보업계는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이 크고 고금리 부채 비중이 작어 건전성 감독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금융감독원이 과잉 도수치료에 대해 실손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했고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손보업계에게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