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정부가 국방부의 군 급식비 요구안을 대거 삭감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전투식량 예산은 국방부 요구안 506억원 대비 52% 적은 239억원만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17일 육군 15사단을 방문해 “잘 먹어야 훈련도 잘하고 전투력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격오지 부대들에 전투식량과 통조림을 충분히 보급하라”는 대통령의 업무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회 국방위원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특수식량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부는 당초 506억원의 예산 증액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정부안에는 267억원만 반영됐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정부안은 9월 2일 국회에 제출됐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15사단을 방문한 9월 17일보다 앞서 확정됐다”면서 “정부가 국방부의 전투식량 예산을 삭감한 상황에서 보급을 확대하라 지시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예산을 스스로 삭감해놓고 충분히 보급하라는 엉뚱한 지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지난 9월 17일 육군 15사단 사령부 사열대에서 사단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국방부는 박찬대 의원실의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한 추진 현황 질의에 “대통령 15사단 방문 시 군 급식을 장병 선호에 맞게 개선해 건강하고 맛있는 식단을 제공하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2025년 국방부 급식예산 요구안대로 예산이 반영되면 장병 선호에 맞는 질 좋은 식사 제공으로 장병 급식만족도 제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025년 급식 예산으로 전투식량 요구안을 포함해 2조2900억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안에는 3600억원이 삭감된 1조9300억원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