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수의 월가 키워드)Showdown

  • 등록 2004-09-10 오전 11:41:11

    수정 2004-09-10 오전 11:41:11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누가 리딩뱅크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것인가. 국민은행 얘기가 아니다. 세계 최대의 금융그룹 시티그룹 얘기다. 시티그룹은 존 리드가 이끌어온 시티콥과 샌디 웨일의 트레블러스가 만나 건설한 금융제국이다.
<샌포드 웨일>
1998년 4월 두 거인이 합병을 선언했을 때 월가는 존과 샌디 중 누가 최후의 CEO가 될 것인지 주시했다. 합병 선언 당시 존과 샌디는 공동 CEO로서 사상 초유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들은 방금 결혼한 신호부부처럼 다정하게 웃었지만, 애당초 공동 CEO라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이었다. 2000년 2월 28일 시티그룹 이사회는 단일 CEO 체제를 선언한다. 둘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존과 샌디는 손에 든 패를 모두 내놓고(Showdown) 진검 승부를 벌였다. `Tearing Down the Walls(저자: 모니카 랭글리)`라는 책을 보면, 존과 샌디의 권력 투쟁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CEO가 뭐냐, CEO는 어떻게 탄생되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특히 금융기관의 CEO는 국가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어떤 인물이, 어떻게 선정되느냐"가 중요하다. 월가는 `행추위(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같은 것을 두지는 않는다. `외부의 입김`도 구조적으로 차단된다. 시티그룹 CEO 자리를 놓고 두 사람이 벌였던 진검승부를 자세하게 살펴보자. ◇벽을 넘어서 시티콥은 미국 최대 은행이다. 1955년 내셔날시티뱅크와 퍼스트내셔날뱅크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존 리드 회장은 1984년 CEO로 올라선 후 "소비자 금융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남미 경제 위기로 시티콥은 파산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지만, 존의 현명한 대처로 1등 은행 지위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었다. 트레블러스는 보험, 증권, 투자은행, 소비자 금융이 복합된 금융시장의 신흥 강자였다. 샌디 웨일은 지칠줄 모르는 M&A로 자신만의 금융왕국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두 거인의 합병 제안은 샌디로부터 나왔다. 샌디는 그의 후계자 제이미 다이먼과 때때로 이런 말을 주고 받았다. "우리가 했던 모든 딜을 능가하는 딜(Mother of all deal)" 시티와의 합병이었다. 샌디는 은행, 카드, 보험, 증권, 투자은행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금융 백화점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은행이 보험, 증권 등 다른 금융업을 함께 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었다. 대공항 시대 금융기관의 전횡을 막기위해 `글레스-스티걸` 법이 만들어졌고, 은행과 다른 금융기관은 철저하게 분리됐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샌디는 그의 법무 참모 처크 프린스를 시켜 비밀리에 글레스-스티걸 법을 우회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프린스의 아이디어는 이런 것이었다. 일단 합병을 하면 2~3년 안에 은행 이외의 부문을 분리해야한다. 그 기간 동안 글레스-스티걸 법을 대체하는 새로운 금융규제법을 통과시키도록 워싱턴에 전방위 로비를 한다. 사실 월가는 1930년대 만들어진 글레스-스티걸을 바꿔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샌디는 월가의 주장을 몸으로 실천하려는 것 뿐이었다. 일단 딜이 추진되면 법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존이 합병에 관심이 있느냐였다. 존의 시티콥도 숙제가 있었다. 그는 시티콥이 너무 관료적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을 뒤흔들지 않으면 리딩뱅크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 존도 몇차례 시티콥의 기업문화를 바꾸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때 샌디의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존은 샌디의 `피묻은 손`을 잘 알고 있었다. 부실한 기업을 사들여서 가차없는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되살리는 비법의 소유자. 존은 "샌디의 DNA가 필요해(Citi could use some of Sandy"s DNA)"라고 말했다. 샌디의 합병 제안은 1998년 2월이었고 양사 이사회의 합병 승인은 4월에 이뤄졌다. 합병 협상 중 트레블러스는 `주피터(Jupiter)`, 시티는 `새턴(Saturn)`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렸다. 거인들의 합병은 초고속으로 진행됐다. ◇괴물 히드라 "합치자"해서 어느 날 아침 갑자기 기업이 합병되는 것은 아니다. M&A 이후 누가 기업을 운영할 것이냐가 핵심이다. 존이나 샌디 모두 금융계의 거목이었고, 각자의 세계가 뚜렷한 CEO들이다. 이들은 넘볼 수 없는 카리스마로 자신의 왕국을 호령하는 제후였다. 존은 자신의 후계자를 키우지 않았다. 샌디 역시 아들처럼 사업을 함께한 제이미가 있었지만, 최근 둘 사이의 관계가 썩 좋지 않다. 제이미가 샌디의 친딸을 트레블러스 승진 인사에서 제외시킨 후 샌디와 제이미 사이에 보이지 않는 틈이 생겼다. 존과 샌디는 합병 기업의 이름을 시티그룹으로 하고, 그룹의 상징은 트레블러스의 빨간 우산으로 하는데 합의했다. 이사회도 시티와 트레블러스 측 인사가 50대50으로 참여한다. CEO도 존과 샌디가 공동으로 맡는다. 두 사람은 완전히 같은 권한과 책임을 진다. 회사 경영에 같이 참여하고, 같이 결정하며, 같이 책임진다. 존은 샌디에게 "합병 시티그룹이 제 궤도에 오르면 두 사람이 함께 물러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한다. 샌디는 은퇴 의사가 전혀 없었지만, "파트너십에 입각해서 회사를 잘 경영할 것"이라며 존의 제안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인다. 당초 합병 계약서에는 두 사람의 동반 은퇴가 명문화될 예정이었으나, 합병 발표 직전 공동CEO의 후계 구도에 대한 문항은 계약서에서 삭제된다. 이것이 훗날 권력 분쟁의 불씨가 된다. 여한튼 두 CEO는 합병에 합의했고, 제이미를 시티그룹 사장으로 선임했다. 시티측의 빅터 메네즈는 은행 부문을, 트레블러스 측의 데릭 머간은 증권 부문을 맡아, 제이미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제이미가 공동 CEO의 뒤를 이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경영진 인사 막판에 샌디는 데릭 머간을 제이미와 동격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데릭 머간은 살로먼브라더스의 CEO였다. 샌디는 시티와의 합병 직전에 살로먼브라더스를 인수했다. 제이미와 사이가 나빠진 샌디는 데릭을 제이미와 동격으로 대우함으로써 후계 구도를 안개속으로 몰아갔다. 제이미는 강하게 반발했다. 샌디는 시티그룹 이사회에서도 제이미를 제외했다. 존은 샌디와 제이미의 틈이 밖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존은 공동CEO인 샌디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자신의 심복 빅터도 제이미, 데릭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합병 원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제이미, 데릭, 빅터의 `3두 체제`가 만들어진다. 이들은 시티그룹의 기업금융, 소비자금융, 투자은행 부문을 분점하게 된다. 머리가 둘도 아니고, 셋이라면 의사 결정이 더욱 복잡해진다. 거기다 제이미와 데릭은 샌디의 묵인하에 2인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금융 공룡 시티그룹은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었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었다. 제이미의 불만은 더욱 컸다. 명실상부한 2인자 자리가 흔들리면서 공공연하게 샌디와 시티그룹 경영체제를 비판했다. 불미스러운 일까지 벌어졌다. 시티그룹 최고 경영자들이 참석한 파티에서 제이미는 취중에 데릭과 주먹질 직전까지 갔다. 1998년 11월 1일 시티그룹 이사회는 제이미에게 회사를 떠날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 샌디는 자신의 일등 참모를 제거했다. 이 사건은 샌디-제이미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를 떠나, 시티그룹 전체의 운명을 바꿔놓는 단초가 된다. 공동CEO는 뚜렷한 후계자가 없이 단일CEO 자리를 놓고, 최후의 전쟁을 치루게 된다. ◇너무 다른 두 거인 1999년 미 의회는 `금융서비스현대화 법(Financial Services Modernization Act)`을 통과시킨다. 클린턴 대통령은 당초 이 법안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으나, 힐러리 클린턴의 뉴욕주 상원의원 출마와 연계해 법안을 수용한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 법을 `Citigroup Authorization Act)`라고 불렀다. 은행 겸업을 금지하는 글레스-스티걸 법이 대체됨으로써 시티그룹 합병이 정당화됐기 때문이다. 샌디의 전략대로 시티그룹은 법의 장벽을 넘어 초대형 금융제국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이 순간부터 존과 샌디의 투쟁이 시작된다. 존은 정통 뱅커다. 그는 `시티`라는 브랜드를 질레트, 코카콜라와 같은 생활속의 일부분으로 만드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존은 "금융은 면도기처럼 사람들에게 아주 가깝게 다가가야한다(Finances are very personal to an individual much the same way of a shave)"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샌디는 새로운 시티그룹 광고를 보면서도 "이 광고는 비용이 얼마나 드는가, 그것이 수익에 도움을 주는가"를 따졌다. 샌디는 "내 목표는 주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당장 주가로 표현되는 결과가 없는 곳에는 돈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샌디는 합병 직후 시티그룹의 보너스 체계를 스톡옵션 방식으로 바꾸려 했다. 존이 반대했다. 존은 직원들이 당장 주가에 반영되는 일만 할 경우 도덕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개월 논의 끝에 존은 스톡옵션을 받아들였지만, 시행 일자를 2000년 이후로 미뤘다. 샌디는 단 일초도 시티그룹 주가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었지만, 존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가를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경영 습관도 달랐다. 샌디는 세 쪽 이상의 메모를 읽지 않는다. 결론 부분만 읽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존은 조용히 책을 읽으며 경영 구상을 메모로 남겼다. 샌디는 엄청난 대식가에다, 술고래지만, 존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샌디는 자신의 측근이 보고하는 인사자료를 근거로 주요 임원의 승진 여부를 결정한다. 존은 인력개발부서를 따로 두고, 수많은 데이터를 참고해서 인사를 한다. 샌디는 사업이 곧 자신의 인생이었다. 밤이나 낮이나 일 얘기 뿐이었다. 존은 MIT 출신답게 금융 이외에 과학관련 책도 많이 읽었다. 존은 가끔 형이상학적인 경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극과 극으로 다른 공동CEO에게 보고를 해야하는 임원들의 고통은 어떠했겠는가. 같은 사안을 가지고 두 사람은 정반대 지시를 내리곤 했다. 둘 사이가 갈라진 결정적 사건이 두 차례 있었다. 합병 첫해 분기 실적이 나온 후 컨퍼런스 콜이 열렸다. 사상 최고의 수익을 냈다. 샌디는 신이 났다. "월가는 우리 실적을 좋아할 겁니다." 존은 무뚝뚝하게 말문을 열었다. "저는 분기 실적에는 연연하지 않습니다. 제 관심은 5년후 시티가 이룩할 성과에 있습니다." 컨퍼런스 콜 내내 두 사람은 회사 수익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논쟁을 벌이는 것 같았다. 샌디는 IR 담당 임원을 불렀다. "난 다시는 존 리드와 컨퍼런스 콜을 하지 않을거야. 그렇게 알아!" 그 임원은 "회장님, 저는 존 리드 회장님께 컨퍼런스 콜에 나오시지 말라는 말씀은 못드리겠습니다. 직접 말씀하시죠"라고 답했다. 1999년 사업 전략 회의가 열렸다. 담당 임원들은 공동 CEO가 회의 주제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측근들과 사전에 조율했다. 존 리드 회장은 경영 전략은 자신이 맡을 테니, CFO인 헤이디 밀러는 경영 결과를, 샌디 웨일 회장은 아시아 지점 순시 결과를 보고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샌디는 불같이 화를 냈다. "존 리드가 전략을 점검한다고? 무슨 말랑깽이 같은 전략이야(His fucking strategy!) 시티그룹을 합병하자고 한 아이디어가 누구한테서 나온 것인데. 난 도대체 뭐야? 빌어먹을 여행사 직원인가? 최근의 여행 결과를 보고하라고. 내가 회사를 경영할 때 존 리드는 한가하게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존 리드 회장은 합병 전부터 전 세계에 있는 시티은행 지점을 돌아다니며 세계를 상대로 한 장사에 몰두했다. 존이 샌디에게 아시아 탐방을 보고하라고 제안한 것은 그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샌디는 그러나 존과 같은 고상한 은행가는 아니었다. ◇Showdown 두 사람의 불화는 시티그룹 안팎에 모두 알려졌다. 고래 싸움에 지친 뛰어난 새우(임원)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났다. 급기야 CFO인 헤이디 밀러도 인터넷 업체로 옮기겠다고 선언한다. 헤이디는 원래 다이몬의 측근이었으나, 트레블러스 그룹에 참여한 후 승승장구, 여성으로서는 월가 최고위직에 올랐다. 존과 샌디는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데 합의했다. 이사회에 역할 분담을 요청했다. 이사회는 샌디가 경영 일반을, 존이 전략 일반을 맡는 안을 내놨다. 둘은 순순히 합의했다. 샌디가 경영을 맡는다는 것은 그가 돈을 번다는 뜻이다. 반면 존은 당장 돈을 벌기보다는, 돈을 쓰면서 미래의 전략을 세운다는 뜻이다. 존은 시티그룹의 미래가 인터넷 뱅킹에 달려있다고 믿었다. 그는 인터넷 관련 전략부서를 대폭 강화했다. 샌디는 이것이 못마땅했다. 그는 인터넷을 믿지 않았다. 역할 분담을 해도 둘 사이의 마찰이 끝나지 않았다. 마침내 둘은 단일 CEO 체제로 가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존과 샌디는 각자 상대방 측근들에게 접근했다. 자신의 비전이 시티그룹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티그룹 이사회는 합병 당시 약속대로 양측이 동수로 구성돼 있다. 표 대결을 벌여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변수가 하나 있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활약하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퇴임후 시티그룹 경영 고문으로 참여한 것. 2000년 2월 27일 일요일 시티그룹 긴급 이사회가 열렸다. 두 명중 한 명을 선택하기 위한 회의였다. 이사회는 존을 먼저 불렀다. 존은 전혀 뜻밖의 제안을 했다. "저는 공동 CEO인 샌디와 제가 동시에 회사에서 물러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회는 회사 밖에서 CEO를 찾아야합니다. 새로운 CEO를 세워야합니다." 존은 합병 당시 "공동 CEO가 동시에 물러난다"는 약속을 다시 꺼내들었다. 존은 이전부터 60살에 은퇴할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 그는 이사회가 외부에서 마땅한 CEO를 당장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존은 "만약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당시에 알았다면 저는 샌디가 제이미를 제거하는 것에 반대했을 겁니다. 제이미는 논리적으로 후계자가 될 유일한 인물이었죠. 내가 만약 그때 그를 더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면 저는 제이미를 구했을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존은 이어서 이사회가 특별 위원회를 꾸려서 외부에서 CEO를 물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경영자의 임무는 진화적인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주주의 가치를 최대화하거나,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마켓쉐어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위해 작은 씨앗을 뿌릴 수 있느냐, 아니면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며 자원을 써버리고, 마지막 순간 극도로 피폐해지느냐를 결정해야합니다." 존은 고도의 수를 썼다. 시티그룹 안에 2인자는 없다. 샌디가 스스로 제거했다. 둘은 같이 떠나기로 약속했다. 나는 샌디와 같이 떠날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이사회는 시티 밖에서 후계자를 찾지 못할 것이다. 이사회는 결국 나 아니면 샌디를 선택할 것이다. 나는 샌디의 단기적인 전망에 치중하는 전략에 비판적이다. 결국 이사회는 나를 단일 CEO로 선택하고, 나로 하여금 후계자를 물색하도록 할 것이다. 다음은 샌디 차례. 샌디는 단순하게 접근했다. 그는 "내가 CEO로서 적임자다"라고 선언했다. 샌디는 "지금 우리는 한 사람을 선택해야하는데, 저는 그것이 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할 것이 너무 많아요. 나는 그것을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저는 은퇴를 준비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샌디는 "내가 이 자리(CEO)를 얼마나 강렬하게 원하는지"를 이사들에게 보여줬다. 그리고 샌디는 정말 그 자리를 원했다. 자신의 아들같은 제이미도 제거하지 않았던가. 누구도 내 자리를 넘 볼 수는 없다. 샌디는 2인자의 부상을 원치 않았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나에게 은퇴를 요구해서는 안된다. 나는 너무나 할 일이 많다! 이사회는 루빈에게 코멘트를 요청했다. 그는 이사회 결정의 투표권이 없지만, 제3자로서 그의 시각이 필요했다. 루빈은 "가장 좋은 것은 두 사람이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입니다.(루빈은 클린턴 행정부에 참여하기 전 골드만삭스에서 스티븐 프리드만과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가장 나쁜 것은 두 사람이 모두 떠나는 것입니다.(이것은 존이 원했던 답.)"라고 말했다. 루빈은 "가장 현명한 선택은 샌디입니다." 이사들은 숨을 죽였다. 루빈은 "샌디에게 보고하는 그의 측근들은 제가 만나본 최고의 팀이었습니다." 이 한마디가 이사회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사회는 일단 샌디에게 CEO 타이틀을 주고, 존은 회장이 되는 안을 선택했다. 이사회 옆 회의실에서 대기 중인 존과 샌디는 골프 대회를 지켜봤다. 그들은 `최후의 전쟁`을 치루고 있으면서도 마치 친구처럼 골프 경기를 보고 있었다. "존, 저거 봤습니까. 어떻게 저런 샷을 칠 수가 있죠." "놀라와요." 존은 `샌디=CEO, 존=회장` 안을 거부했다. 결국 이사회는 샌디를 CEO로 선택하고, 존은 원하는대로 은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이사회는 샌디에게 2년 안에 후계자 인선 계획을 잡을 것을 권고했다. 이사회는 회의 결과를 전달했다. "우리는 샌디와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존은 조용히 회의실을 떠났다. 다음날 시티그룹은 샌디 웨일이 단일 CEO가 됐으며, 존 리드는 은퇴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시티그룹 주가는 3%나 올랐다. 이사회는 그들이 시티그룹 주가에 이로운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그들은 샌디 웨일 식 경영론의 추종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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