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공중전화, '사랑의 전화'로 변신한다면

전국 공중전화 8만275대 불과..매년 7000~8000대 철거
매출 0원도 144개..전국서 사랑전하는 작은센터 될 수도
  • 등록 2012-10-12 오후 3:25:14

    수정 2012-10-12 오후 4:23:2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1990년대 까지만 해도 대로상에서 공중전화를 빨리 걸라고 재촉하는 말싸움이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엔 사람이 전혀 찾지 않는 ‘매출 0원’의 공중전화가 144 대나 된다. 전국에 있는 공중전화는 8만275 대. 의료시설, 관공서, 군부대, 섬, 산악지역을 빼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중전화는 5만9645 대에 불과하다.

국회 전병헌 의원(민주통합)이 방송통신위원회로 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는 현재 매년 7000~8000 대 정도의 공중전화를 철거하고 있다. 한 달에 10명이 채 찾지 않는 공중전화가 5614 대나 되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발생하는 KT(030200)의 손실은 SK텔레콤(017670)이나 LG유플러스(032640) 등이 분담해 보전해 준다.

공중전화 용도는 추위 대피용인가. 많은 눈이 내린 후 한파특보가 발효된 지난 2월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 공중전화박스 안에서 시민들이 추위를 피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제공


찾지 않는다 해서 공중전화를 아예 없애기는 어렵다. 공중전화는 시내전화, 도서통신, 선박무선과 함께 국민에게 복지차원에서 제공되는 보편적 통신이다. 없앨 수 없다면 다른 용도를 고민해야 하는데, 일부 공중전화는 카드단말기, 심장맥박 측정기 등으로 재활용되지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월 매출액 구간별 공중전화 대수 현황(최근 4년, 단위 : 대) 방송통신위원회·KT 제공


‘사랑의 공중전화’같은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공중전화 부스에 미아나 백혈병·소아암 환자 사진 등을 걸어두고 이웃을 돕는 사랑의 전화로 활용하는 방법. 연말에만 보이는 구세군 냄비나 가끔씩 생각나는 태풍피해돕기 ARS 대신 방방곡곡에서 제자리를 지키며 사랑을 전하는 작은 센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병헌 의원 “없애는 연구만 할 게 아니라, 공중전화를 활용해 나갈 종합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기업이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개방해서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4년간 업체별 손실보전금 분담현황(단위: 억원). ‘11년 사업자별 예정 보편적역무 손실보전금은 회계검증을 거쳐 확정 정산할 예정. ’09년 KT-KTF 합병(합병 후 KT), ‘10년 LGT-파워콤-데이콤 합병(합병 후 L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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