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은 글로벌가치사슬(GVC) 참여도가 한국 수출에 양면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GVC 참여도가 높아질수록 수출을 확대시키지만, 코로나19 펜데믹과 같이 큰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부정적 영향이 확대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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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현 한은 조사국 모형전망팀 과장은 3일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라는 주제의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 코로나19 펜데믹 등으로 리스크가 부각되고 GVC 재편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별, 품목별 수출을 다변화하는 한편 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재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모형전망팀은 글로벌가치사슬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이 정체됐고, 2018년 미·중 무역분쟁과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 등을 거치면서 재편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그동안 우리 경제는 GVC에 긴밀히 연계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만큼 GVC 재편 향방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 출처=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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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전망팀에 따르면 GVC 참여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는 산업별로 상이한 가운데, 특히 운송여객 등 사업서비스업, 전자기기 등 고기술 제조업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보면 2010년 전반에 비해 후반에 수출증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화됐는데, 이는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제조업 허브 폐쇄와 물류차질 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중엔 GVC 확대의 수출증대 효과가 유의하지 않았다. 박 과장은 “수출을 위해 외국으로부터 중간재를 많이 수입하는, GVC 후방연계가 높을수록 수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외 투입요소에 더 많이 의존하는 수출이 코로나19 펜데믹 충격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코로나19 판데믹 이후엔 수출증대 효과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과장은 “최근 같은 경우 코로나19 펜데믹 충격이 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 확대되기 보다는 이전과 같은 수출증대 효과가 축소되는 측면으로 실증분석 결과 통해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