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회장의 방북 소식이 전해지자 벌써 북한 인터넷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학교 컴퓨터 보급과 공장 자동화를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구글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만큼 앞으로 북한에서 어떤 사업을 벌일지가 더 주목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구글은 한반도와 인연이 깊어 보인다. 구글은 한때 국내에서 인터넷본인확인제(인터넷실명제)가 논란을 빚을 때 유튜브의 국가 지정을 바꾸는 식으로 규제를 피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방향을 바꿔 방송통신위원회와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벤처들의 실리콘밸리 진출을 돕고, 중소 상공인들을 위한 웹 비즈니스도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구글이 한반도의 인터넷 생태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배경이 궁금해진다. 지난해 방한한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인터넷 혁신의 중심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인터넷 개발자가 늘고 IT 생태계가 튼튼해지는 일이 구글이 성공을 거두는 데 기반이 된다는 얘기다. 구글은 이 같은 개방과 상생의 이미지를 활용해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싸이 열풍으로 다시 주목받은 유튜브나 LG유플러스(032640)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통신사 가입형 구글 TV(u+tv G)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의 브랜드 마케팅은 무분별하게 특허소송을 남발하는 애플의 개인주의 마케팅보다 훨씬 세련됐다. 하지만, 구글 역시 철저히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신경이 쓰인다.
구글이 하려는 북한의 인터넷 개방을 우리 정부가 나서 남북 인터넷 교류 같은 것으로 추진해 보는 일은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