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대 통일 추진 전략은…자유 가치·北주민 포용·국제 연대

제79주년 광복절 맞아 '8·15 통일 독트린' 발표
"가짜뉴스 선동하는 검은 세력과 맞서 싸워야"
북한 인권펀드·남북 실무 대화협의체 등 추진
  • 등록 2024-08-15 오후 4:32:05

    수정 2024-08-15 오후 6:58:17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는 국내 자유 민주주의 가치 제고, 북한 주민에 대한 실질적 지원, 국제사회 연대라는 3대 추진 전략이 담겨 있다. 이는 과거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발표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한 차원 발전시켜 구체적인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날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자유’(50차례), ‘통일’(36차례)이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유 민주주의 가치관과 역량을 높이고, 북한 주민들의 자유 통일에 대한 열망과 변화를 이끌어내 ‘완전한 통일’을 이뤄내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일본 과거사나 북한 정권 비판, 한미일 공조와 같은 메시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자유 가치로 통일 이뤄내야”…日과거사 언급은 안해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분단 체제인 상황은 광복일 수 없고, 자유·민주·통일 국가가 만들어진 날을 ‘진정한 광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최근 ‘1948년 건국절 논란’ 등 이념 논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 땅으로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확장돼야 한다”며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윤 대통령은 자유의 가치를 흔드는 가짜뉴스 선동세력에도 경고장을 날렸다.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통일 추진세력이 될 수 있도록 허위선동과 사이비 논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가짜뉴스를 유통하는 기득권 이익집단은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뉴라이트 인사 임명 철회 요구, 친일 역사 쿠테타 등을 주장하며 사상 초유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한 야권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가짜 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라며 “이런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와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제시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하고 있다”며 “이를 악용하는 검은 선동 세력에 맞서 자유의 가치 체계를 지켜내려면, 우리 국민들이 진실의 힘으로 무장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일본과 관련한 과거사가 언급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이 연설 말미에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고, 2026년 4만 달러를 내다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격차는 역대 최저인 3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에 대해 메시지가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무역, 경제 역량이 일본과 대등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정도로 커졌다는 함의가 있다”며 “과거사에서 아직도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면 당당히 지적해야겠지만 좀 더 큰 미래를 보면서 협력하는 것이 진정한 ‘극일’(克日·일본을 극복하겠다는 사상이나 신조)”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北 주민 인권강화 방점…국제 한반도 포럼도 창설


윤 대통령은 구체적 7대 통일 방안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북한 주민 인권 개선을 위한 정보 접근성 확대, 남북 당국 간 대화협의체 설치 추진, 국제 한반도 포럼 창설 등이다. 다만 7가지 방안 중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실무대화 협의체는 실질적으로 북한 당국의 답변이 필요해 추진이 쉽지 않다는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윤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례 북한 인권 보고서 전파 확대 △북한 인권 국제회의 추진 △북한 자유 인권 펀드 조성 등에 나설 방침이다. 이 중 북한 자유 인권펀드는 국회가 2016년 북한인권법이 시행된 이후 북한인권재단 설립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를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다.

북한 이탈 주민과 북한 주민들의 정보접근성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많은 북한 이탈 주민들은 우리 라디오 방송, TV를 통해 북한 정권의 거짓 선전 선동을 깨닫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북한의 미래 세대에게 자유 통일의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로 외부 정보를 접근해 이른바 ‘정보접근권’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남북 당국 간 실무차원의 대화협의체도 제안했다. 이를 통해 비핵화, 경제 협력, 인적 왕래, 문화 교류, 재난 대응, 이산가족 등을 폭넓게 논의한다는 차원이다. 다만 지난해 4월부터 남북 군 통신선이 차단되고, 최근 북한이 오물풍선 연달아 투척하며 남북 관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를 이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유 통일을 위해 국제사회에서는 ‘국제 한반도 포럼’을 창설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동맹 및 우방국들과 자유의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 우리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퇴장하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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