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5일 오전 8시 30분 본관 15층 대회의실에서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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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물가 전망을 상향할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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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3월 소비자물가가 10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은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이라고 짚었다. 한은에 따르면 월중 평균 가격 기준으로 두바이유는 지난 1월 배럴당 83.1달러에서 3월 113.1달러로 큰 폭 뛰었다. 이에 따라 위발류와 경유 가격 역시 같은 기간 리터당 1600원대, 1400원대에서 3월 1938원, 1826원선으로 급등했다.
유가 급등 등 원자재 가격 인상과 수요회복에 따른 외식 물가,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도 각각 6.6%, 6.4%로 지난달 물가 급등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한 번 오르면 잘 빠지지 않는 쪽으로 물가 상승 폭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석유류의 기여도가 1.32%포인트, 외식 물가가 0.83%포인트, 가공식품이 0.55%포인트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65.2%를 차지했다.
이 같은 흐름에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 연평균 국제유가 수준도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2월 전망치인 83달러에서 큰 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5월~7월까지 3개월 연장하고, 인하 폭도 20%에서 30%대로 확대하기로 결정했으나 아직 영향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밝히면서 5월부터 6개월간 1억8000만배럴을 풀겠다고 발표한 뒤 국제유가가 최근 다소 하락했지만, 원유시장의 수급불균형 우려가 상존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