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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과 함께 지난 9월 이후 5개월 만에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 14층 중회의실에서 만나 최근 경제상황 및 리스크 요인에 대해 점검했다.
글로벌 물가 충격 전이 막기 위해 상반기 대응 총력
회의 결과 최근 우리 경제는 회복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등에 따른 대내외 위험 요인이 커지고 있단 판단을 같이했다. 먼저 국제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물가 상승세 지속 여파로 가공식품·외식가격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단 점을 밝혔다. 올해 물가 흐름 예상은 당초 전망한 것처럼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점차 낮아질 것이란 ‘상고하저’를 유지했으나, 오름폭 정도에 대한 경계감은 높아졌다. 상반기 물가 안정이 매우 중요하간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물가 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금리가 간밤 10년물 기준 2%, 2년물 기준 1.6%대를 돌파하는 등 상승흐름이 이어지면서 국고채 시장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공동 대응할 계획을 밝혔다. 한은은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 통안채 월별 발행물량 조절 등을 적기 추진하고 정부는 추경에 따른 국고채 발행분을 최대한 균등 발행할 예정이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 선제 대응도 협력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불균형 위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대외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정책 공조를 통한 대응을 강화한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작년 하반기 이후의 안정세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 및 거시건전성 차원의 관리를 강화한다. 지난 1월부터 기존대출과 신규대출 신청분을 합산해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어서는 대출자들에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2금융권 50%)가 적용됐고, 오는 7월부턴 총 대출액 1억원이 넘는 차주들로 확대된다. 또 최대 2.5%까지 추가자본을 적립하게 하는 ‘가계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 제도를 올해 하반기 중 시범운용을 목표로 세부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동시에 금융권에 대해선 재 부실 현재화 위험에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실적을 점검해 충분한 적립을 유도하고 예상손실 전망모형 점검 등 제도개선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및 우크라이나 사태의 대응에 관해서는 정부 공급망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중인 수입선 다변화, 비축강화, 기업투자 활성화 등을 위한 제도개선과 함께 금융분야에서도 국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시에 대비해 금융시장 안정, 피해기업 지원 등을 위한 비상체계를 정비하고, 4개 기관이 우크라이나 대응 TF를 통해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기존 대외리스크가 결합되어 외환·대외부문의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선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3월 종료예정인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외화LCR), 선물환 포지션 등 외환건전성 제도 정상화 여부를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고, 비은행권 모니터링,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비은행권 외환건전성 및 유사시 외화유동성 공급체계도 미리 점검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