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CBDC 사회적 합의로 결정해야…발생시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
CBDC 연구·개발 강화해야 하나 도입은 사회적 합의 필요
CBDC 도입시에도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역할 변화 없어
발행시 사용범위는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범용·소액 방식
  • 등록 2022-04-17 오후 4:21:26

    수정 2022-04-17 오후 4:21:26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한은의 디지털 화폐(CBDC) 발행에 대해 디지털 경제로의 빠른 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CBDC 연구·개발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실제 도입 여부는 기술적 기반이 완벽히 마련된 이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 후보자가 기재위원들에게 제출한 인사청문 답변서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CBDC 관련 사안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연구·개발 강화에는 동의하지만 실제 도입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하며, CBDC 도입 이후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서는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정책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CBDC 도입 시 발생할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의 역할 변화에 대해서는 향후 CBDC가 도입되더라도 현재의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의 역할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설문조사 등을 보더라도 현행 은행시스템과 유사하게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이 CBDC의 유통을 공동으로 담당하는 혼합형 모델을 선호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BDC가 은행예금을 대규모로 대체하지 않도록 CBDC 보유 및 교환 한도의 상한을 설정하거나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등 다양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CBDC가 은행예금을 대규모로 대체할 경우 은행의 자금중개기능 약화 등에 따라 금융안정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크지 않을 수 있단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BIS 등 국제기구·학계 등에서는 CBDC의 구체적인 운영 정책 등에 따라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충분히 완화될 수 있다는 견해를 적지 않게 제시하고 있다”면서 “일례로 CBDC가 가치저장 보다는 일상적 거래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보유 및 교환 한도 상한 설정, 이자 미지급 등 제도적 안전장치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CBDC의 사용범위에 대해서는 모두가 쓸 수 있는 소액결제용과 금융기관들의 자금 결제용으로만 쓰이는 거액 결제용 중 주요국의 CBDC 연구는 모든 경제주체가 이용할 수 있는 범용 및 소액 CBDC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고 한은도 이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모의실험 연구를 통해 범용, 소액 CBDC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검증 중에 있는데 주요국의 CBDC 연구는 모든 경제주체가 이용할 수 있는 범용 및 소액 CBDC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CBDC는 실물화폐와 마찬가지로 미래의 디지털 기반 경제에서 편의성, 신뢰성을 갖춘 보편적 지급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CBDC의 구체적 설계·운영 방식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으며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은 각국의 금융·경제 상황에 적합한 최적 설계모델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발행된 CBDC를 해외에서 보유 및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 여부는 매우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제기구, 학계 등에서는 타국에서 발행된 CBDC가 대규모로 유출입되는 경우 독립적인 통화정책 수행과 금융안정 유지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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