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탈당, 이재명 사과…그래도 식지 않는 ‘코인 논란’

김남국, `코인 논란` 9일 만에 탈당 결정
이재명, 의원총회서 고개 숙여 사과
당 진상조사·윤리감찰단, 유명무실화
野 내부 "꼼수 탈당", 與 "도덕 진공상태"
  • 등록 2023-05-14 오후 5:52:55

    수정 2023-05-14 오후 7:40:30

[이데일리 박기주 김기덕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코인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탈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재명 대표까지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직접 고개를 숙여 사과했지만, 김 의원 탈당을 두고 당 안팎에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이후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야심차게 쇄신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코인 논란 탓에 그 취지가 부각되지 못하는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남국 탈당에 진상조사 사실상 무력화…“이재명 책임져야” 비판도

김 의원은 14일 SNS를 통해 “중요한 시기에 당에 그 어떤 피해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잠시 우리 민주당을 떠나지만, 항상 민주당을 응원하고 함께 하겠다”며 “지난 일주일 허위사실에 기반한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고,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당 쇄신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이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한 것 같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 24시간 불철주야로 국민들의 삶을 챙겼어야 할 공직자로서 책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 실망 드린 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논란에 대해 총대를 메고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였지만, 그 여파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김 의원이 현재 처한 상황 때문이다. 민주당의 탈당 관련 당규에 따르면 탈당신고서 접수 2일 이내에 해당 당원을 당원명부에서 말소하게 돼 있다. 결국 현재 민주당 차원에서 김 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진상조사와 윤리감찰 등 사실상 실효성 있는 조치를 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이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을 한 것이라는 내부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었던 점이 부각되면서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를 중심으로 김 의원의 행보에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원욱 의원은 “우려한 대로 김남국 의원은 탈당의 수순을 밟았다. 또다시 자진탈당으로 정리가 된 것인가, 당의 징계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냐”며 “당원에 대한 사과를 운운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은 피해가는 꼼수탈당”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려면 지도부가 나서 김 의원의 탈당을 막고 진상조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탈당을 절대로 수락해서는 안된다.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 지도부가 ‘당헌당규상 막을 방법이 없다’는 등등으로 대응한다면 민심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김 의원의 탈당 의사는) 강성당원과 함께 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의원의 반성없는 모습,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이 대표를 우회 비판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잠시’ 민주당을 떠나 있겠다니, 누구마음대로 들락날락하겠다는 건가. 민주당은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대해 서둘러 진상을 밝힌 후 합당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며 “김 의원은 탈당을 할 게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 의원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의 호위무사 역할을 자임해왔다. 그런 김남국 의원을 이재명 대표 역시 측근으로 뒀다”며 “이 대표는 이 상황을 분명히 책임지고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사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與 “가난 코스프레하는 `코인 부자` 탈당쇼”

국민의힘 역시 김 의원 탈당에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인사들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고, 그 안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김남국 의원의 ‘탈당한다’가 ‘곧 복당한다’로 들린다. 진정성 없는 일시적 도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민주당 탈당이 복당 예고편이나 다름없는 전례들을 많이 봐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천억 횡령·뇌물 혐의를 받아도 건재한 현직 당대표, ‘쩐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휘날려도 탈당쇼로 버티는 전직 당대표, 코인투자 쓰나미가 몰려와도 ‘잠시 탈당’으로 뭉개는 청년 국회의원을 보면 거대 야당은 ‘도덕 진공상태’”라며 “가난 코스프레하는 ‘코인 부자’의 방탄용 탈당 쇼에 청년들은 위선에 한번 울고, 몰염치에 두 번 운다”고 몰아붙였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탈당하면 민주당 진상조사도 진행하기 어렵고, 가상자산 매각 권유를 안 따라도 되고, 국회의원 신분으로 내부 정보 취득과 코인 거래는 계속할지 모른다. (탈당이) 반성이 아니라 날개를 달아주는 탈당”이라고 했다. 성일종 의원 역시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 하며 서민, 서민하던 사람들이 서민 등골 빼먹는 정당이 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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