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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자동차와 타이어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국내 합성고무 생산업체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에 내리막을 걸어오던 생산, 내수, 수출 등이 지난 8월을 기점으로 모두 반등하며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합성고무 생산량은 6만7100t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6월, 7월만 해도 합성고무 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9.1% 12.7%씩 감소한 바 있다. 하지만 8월 들어 글로벌 타이어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자 국내 합성고무 생산도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방산업인 자동차·타이어 시장 불황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합성고무 업계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게됐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일부 완화된 중국의 자동차 생산·판매가 늘고 있는데다, 유럽 자동차 공장 정상화 노력 등이 더해지면서 수출시장에서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어 업체들의 재고 확보 움직임도 나타나면서 합성고무 수요가 더 확대된 측면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합성고무 원재료 가격 상승과 향후 자동차 생산 증가 전망을 감안해 타이어 업체들이 합성고무 재고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등 대형 업체들의 정기보수도 예정돼 있어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어 수요가 회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성고무 시장에선 주로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BR)가 범용 제품으로 쓰인다. 국내 업체들은 이보다 더 부가가치가 높은 고기능성 합성고무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SSBR), ‘에틸렌프로필렌아이엔모노머’(EPDM) 생산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15년 6만t 수준이었던 SSBR 설비를 지난해 기준 9만t까지 확충하며 전체 합성고무 사업 부문에서 SSBR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렸다. 합성고무를 주력으로 하는 금호석유화학 역시 여수에서 연간 6만3000t 규모로 SSBR 생산에 나서고 있고, 후발주자인 롯데베르살리스도 같은 여수에 10만t 규모 합성고무 공장을 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서 차량 공유서비스 사용량이 늘고 비행기 여행 감소로 인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요 확대 등으로 자동차 판매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만큼 합성고무 수요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 미국 허리케인으로 인해 현지 합성고무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공급 측면에서 변화도 있어 한동안 합성고무 시장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