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희귀종교 믿는 中 女부호.."정신적 富가 중요"

소호차이나 CEO 장신..`공동체 강조` 바하이교 입문
"물질적 풍요는 환상..`위선자` 인식은 선입견"
  • 등록 2011-03-08 오전 10:47:15

    수정 2011-03-08 오전 10:47:15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부동산 투기를 통해 수억달러의 돈을 벌어들인 중국의 부동산 억만장자가 있다. 그런데 그렇게 부를 거머쥔 이가 정신적 풍요로움을 중시하는 희귀종교의 신자로 물질적 풍요가 모두 헛된 것이라 주장한다면?

이 아이러니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지난해 세계 부자 순위 488위에 오른 중국 장신(張欣·사진) 소호차이나(Soho China) 최고경영자(CEO)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라고 하면 `탐욕`, `졸부`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장 사장 역시 그런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위선자라 생각하는 이는 무지에서 비롯된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다며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성장을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 부동산 개발로 수억弗 벌어..6년전 바하이교 입문
▲ 장신 소호차이나 CEO(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올해 45세인 장 사장이 무일푼에서 지금과 같은 억만장자로 성공한 이야기는 중국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14세 때 홍콩의 직물공장에서 일하며 야간 학교에 다녔던 그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 어린 나이에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의 전신인 트래블러스그룹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남편 판스이(潘石屹)와 함께 부동산 개발회사 소호차이나를 설립해 지난 2007년 상장, 19억달러(2조1223억원) 이상의 돈을 벌어들였다.

그리고 6년 전 이름도 생소한 `바하이교`로 개종했다. 19세기 페르시아의 바하올라가 창시한 바하이교는 전 세계적으로 600만명의 신도를 보유하고 있다. 바하이교의 주된 가르침은 모든 인류가 평화를 증진하고 하나의 문화를 발전시켜야 할 운명 공동체라는 것.

장 사장은 "요즘엔 물질적 추구를 초월해 자선사업과 교육사업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면서 "바하이교가 나를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우리는 물질적 풍요에 기반한 더 나은 교육과 이를 통한 문명의 진보를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의 발전은 우리의 환상을 깨부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 특히 바하이교가 중국의 빠른 물질적 성장과 상대적으로 뒤처진 정신적 성장 사이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종교, 정신성장에 도움..`위선자` 인식은 선입견" 

부동산 시장 과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란 평범한 이들에겐 부정적이다. 그래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달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장 사장 부부도 그동안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소호차이나는 지난 2009년에만 전년대비 두 배 가량 늘어난 2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장 사장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일까. 장 사장은 `성공의 의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지난 2005년 남편 판스이 소호차이나 회장과 함께 바하이교에 입문했다. 그들은 종종 웨이보에 기도 문구나 바하이의 가르침을 올린다. 장 사장의 웨이보 구독자(팔로어)는 140만명, 남편 판씨는 350만명에 이른다.

이처럼 30년에 걸친 쉼없는 경제 성장으로 인해 최근 중국에선 종교에서 위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기독교 신자는 2000만명 이상으로, 이들 중 73%는 중국 경제가 가속도를 내기 시작한 지난 93년 이후 종교 활동을 시작했다.

◇ "정치보단 종교가 중요..부동산 개발은 `아이러니`" 장 사장은 정치적 변화가 더 나은 사회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민주주의냐 독재체제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변해야 진정한 변화가 온다"면서 "모든 사람이 더 좋은 마음을 갖고 있다면 사회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화려한 생활방식으로 알려진 부부가 갖고 있는 정신적 믿음이 중국 젊은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업 초기 우리는 창조적인 개발자가 되려 했고 이젠 우리 같은 개발자들이 많아졌다"면서 "이제 우리는 중국 사회가 종교적인 가르침이 필요하다는 데에 우리 삶의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특권을 얻었다. 우리는 그것을 많은 사람과 나눠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우리가 부동산 개발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며 아이러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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