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사퇴에 혼란 빠진 국토부… 수장 공백 이어질까

다주택 논란에 최정호 후보 자진 사퇴
당분간 현 김현미 장관 체제 이어질 듯
"철저한 검증 영향, 수장 공백 장기화도"
  • 등록 2019-03-31 오후 3:34:42

    수정 2019-03-31 오후 3:34:42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자진 사퇴하기로 하면서 국토부가 혼란에 빠졌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을 맡았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당에 복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철저한 검증 작업 등의 영향으로 수장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최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그동안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짧은 입장문을 통해 장관 후보자가 된 지 24일 만에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는 과거 부동산 투기 의혹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 후보자는 집을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로 지난 8일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정된 이후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재건축 아파트와 경기 분당 정자동에 아파트를 각 1채씩을 보유했다. 또 세종시에 건설 중인 펜트하우스 분양권을 갖고 있다. 분당구 아파트의 경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 장녀 부부에게 증여해 ‘꼼수 증여’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투기 의혹이 있는 후보자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 후보자는 다주택 보유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고 청문회 직전 ‘꼼수’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했다”며 “이러한 자를 장관으로 임명한다면 정부가 앞장서 부동산 투기를 두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후보자의 낙마로 당분간 국토부 수장 자리는 당분간 1기 내각을 맡았던 김현미 현 장관 체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장관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김 장관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임이 예정된 각부 장관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작별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는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손병석 전 국토부 1차관 등이 최 후보자와 함께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다. 이 중 손 전 차관은 한국철도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이들 외에도 국토부 차기 수장으로는 현직에 있는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과 김정렬 제2차관도 거론되고 있다. 박선호 1차관은 주택정책관과 대변인·주택도시실장 등을 두루 거친 주택 전문가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8년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김정렬 2차관은 1989년 행정고시로 입문해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 도로국장, 교통물류실장 등 도로·교통 부문 주요 보직을 거쳤다.

업계 관계자는 “차기 국토부 수장 자리에 누가 올지 예상할 수 없지만 최근 청와대 대변인 부동산 투기 의혹과 다주택 논란 등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차기 장관이 임명되기까지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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