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IPEF 적극 참여하되 대중국 의존도 고려해야”

IPEF 주요 내용과 우리의 역할 리포트
  • 등록 2022-06-19 오후 6:14:44

    수정 2022-06-19 오후 6:14:4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최근 미국 주도로 출범한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초기부터 적극 참여해 우리의 입지를 넓히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을 IPEF 내부에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7일 ‘IPEF의 주요 내용과 우리의 역할’이란 산업정책 리포트(최정환 해외산업실 부연구위원)를 발표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 위 2번째)이 지난 5월23일 오후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13개국 장관급 화상 회의에 참여한 모습. (사진=산업부)
IPEF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제시한 미국 주도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새 경제협력체다. 관세 인하를 주된 목표로 한 기존 경제협력체와 달리 공급망과 디지털, 청정에너지 등 신통상 질서의 틀을 정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지난 5월23일 13개국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했다. 이후 피지(태평양도서국) 1개국이 더해져 14개국의 참여를 확정했다.

참여국은 △공정하고 탄력적인 무역 △안정적인 공급망 재편 △탈탄소 및 인프라 구축 △조세 협력 및 반부패라는 네 가지 독립적 필러(Pillars)를 구성해 지역 내 무역 질서 전반의 재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리포트는 우선 한국이 곧 이뤄질 회원국 장관 회담과 실무진 회담, 워킹그룹에 적극 참여해 입지를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IPEF가 기존 FTA와 달리 의무 조항이 없고 미국 의회 비준을 거치지 않은 행정 협정인 만큼 장기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있고 신흥·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부정적 인식도 일부 있으나,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될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포트는 그러나 IPEF 구성 필러의 일부 어젠다는 중국과의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전략적 차원에서 득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가령 IPEF를 통한 인프라 구축 사업은 대중국 견제를 위한 측면이 있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전략적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지역 내 공급망 재편은 새로운 기회이지만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의 생산기지 이전과 중간재 수급처 선택 과정에서 중국 의존도를 이전보다 낮추려면 생산비용 상승과 추가적 거래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IPEF 참여국 내에서도 완전한 탈중국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IPEF 참여가 중국을 경제적으로 배제하는 입장에 서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도 이런 입장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리포트는 마지막으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가입국은 IPEF가 미국과 일부 선진국의 사교 모임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므로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과 선도적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큰 만큼, 디지털 무역 규범 정립이나 청정 에너지 인프라 구축, 탈탄소화 정책 등 우리가 강점이 있는 영역에 대해선 아세안 참여국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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