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 이익 구조가 증권사와 카드사 등 각 계열사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여전히 은행이 전체 이익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 비은행 계열사들은 각 KB·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한몫했다.
| 금융그룹지주 상반기 실적 개선에 큰 몫을 한 증권사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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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27일 실적발표 예정)를 제외한 KB·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은 6조9288억원에 달한다. 약 7조원 규모로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4개사 모두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4조6277억원)와 비교하면 49.7% 증가한 규모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 수익이 증가한 게 컸다.
다만 은행 중심의 이익 구조는 바뀌고 있는 게 확연히 드러났다. 증권사와 보험사, 카드사 등 비은행 계열사가 내는 이익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전체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0.3%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 비중은 69.4%로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증권사와 카드사 등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덕분이다.
| KB·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합 (자료 : 각사 실적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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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계열사의 대표주자 격인 증권사(KB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은 1조1779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증가율은 109.1%에 달한다.
이들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 증가율도 은행보다 훨씬 높다다. 지난해 트레이딩 등에서 손해를 봤던 KB증권의 순이익 증가율(2020년 상반기 대비 2021년 상반기)은 189.9%, 하나금융투자는 60%에 이른다. NH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101.7% 순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KB국민은행 14.1%, 하나은행 17.9%, NH농협은행 17.8%로 10%대였다. 지난해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을 기록했던 우리금융이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88.7%의 당기순이익 증가를 기록했을 뿐이다.
각 금융지주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우리금융지주처럼 증권사가 없는 금융지주가 느끼는 아쉬움도 더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어떤 증권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쑥 들어갔다”면서 “나와도 예전보다 더 비싸게 사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