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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 청사에 도착한 조 전 청장은 ‘전 경찰청장으로서 경찰에 재소환 조사를 받는 기분이 어떤가’를 묻는 말에 “댓글 공작이라 하는데 하루 댓글 8.2건, 트윗 14건인데 어떻게 (조작이) 가능한가”라며 “경찰에서는 여론을 호도하려 들지 말고 모든 댓글과 트윗을 공개해달라”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경찰 소환 자체가 공작이라고 보느냐’는 말에 “무고한 사람을 직권남용했다고 여론몰이하는 것 자체가 공작이다”며 “허위 사실로 경찰을 비난한 경우에 적극 대응하라고 공문을 통해 전국 경찰에 알렸고 공개회의 석상에서 다 공유하고 공개한 것이다”고 답했다.
그는 ‘쌍용차 사태에 대한 법적 처벌 촉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말에는 “당시 경찰 부상자가 143명이고 노조 부상자가 5명이다”며 “그것이 어떻게 폭력 진압인가”라고 되물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한 희망버스 사건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것이 대표적이다. 경찰 조사 결과 MB정부 당시 경찰청 보안국이 희망버스를 고통버스나 절망버스로 조롱하는 등 조직적으로 댓글을 올린 정황이 발견됐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지난 7월 조 전 청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조 전 청장은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농성 대응 과정에서도 노동조합 비난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들로 인터넷 대응팀을 꾸려 비슷한 작업을 했다는 의혹보 받고 있다.
조 전 청장의 댓글 지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경찰청 보안국과 정보국, 대변인실 등 당시 댓글공작 관련 부서 재직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청장이 이러한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그러나 조사 내용이 많은데다 조 전 청장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면서 하루 만에 조사를 마치기 어렵다고 보고 조 전 청장을 재소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시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전 청장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부정적으로 보도한다”며 “하늘을 우러러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 나를 이렇게 세우는 것 자체가 공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